줌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각국 탈북민디아스포라대표자들-겨레얼통일연대 제공
2025 서울북한인권세계대회를 열흘 앞둔 10월 11일, 전 세계 탈북민 대표자들이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탈북민디아스포라포럼 최종 점검회의’를 진행했다. 이번 회의는 포럼의 세부 일정과 역할을 최종 조율하는 동시에, 세계대회를 통해 탈북민사회가 실질적 국제연대의 틀을 구축하기 위한 실천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회의에는 포럼 좌장 태영호 전 국회의원을 비롯해 미국, 일본, 영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우크라이나, 한국 등 11개국 탈북민 대표자들이 참석했으며, 정치범수용소에 자녀를 잃은 강제실종 피해자 어머니들도 참여했다.
■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유일한 디아스포라”
태영호 전 의원은 개회 인사에서 “역사상 수많은 디아스포라가 존재했지만, ‘처형’과 ‘정치범수용소 실종’의 공포로 인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디아스포라는 오직 우리 탈북민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 세계대회의 디아스포라포럼 주제인 ‘사라진 그들을 기억하며’는 단순한 추모가 아니라, 북한정치범수용소 해체와 강제실종 중단을 위한 국제연대의 선언”이라며 참가자들에게 행사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 토의의 중점 — “기억·증언·실천의 연대 구축”
이번 회의에서 참가자들은 우선 포럼의 세부 일정과 발언 순서를 간략히 검토했다.
좌장 인사, 강제실종 피해 어머니들의 증언, 9개국 대표 발언, 공동선언문 낭독으로 구성된 약 100분간의 프로그램이 최종 확정되었다.
이후 논의는 ▲정치범수용소 인권정보 공개 및 국제공유 방안, ▲세계 탈북민디아스포라협의회 창립, ▲우크라이나 인민군포로지원 프로젝트의 공동추진, ▲탈북민사회와 국제 NGO의 연대확대 등 실질적 행동전략에 집중되었다.
■ “전 세계 탈북민디아스포라협의회” 공식 출범 제안
참가자들은 이번 서울대회를 계기로 ‘전 세계 탈북민디아스포라협의회를 공식 출범시키자는 제안에 뜻을 모았다.
이 협의회는 북한인권민간단체협의회(북인협)를 중심으로 각국 탈북민단체와 시민사회가 연계하여, ▲정치범수용소 해체 캠페인, ▲강제실종자 기록과 증언운동, ▲탈북민 청년세대의 국제활동 지원 등을 장기 과제로 추진하게 된다.
참가자들은 또한 매년 한 나라를 순회하며 탈북민디아스포라포럼을 공동 개최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 “우크라이나 포로청년들의 자유귀환 지원을 세계운동으로”
이날 회의에서는 겨레얼통일연대가 주도한 ‘우크라이나 인민군포로 자유귀환 지원 프로젝트’의 진행상황도 공유되었다.
참가자들은 해당 프로젝트가 단순한 구호활동을 넘어, “자유를 선택한 북한 청년병사들에게 심리적 회복과 인권적 지지를 제공하는 상징적 연대행동”이라 평가했다.
회의에서는 각국 탈북민협회가 함께 참여해 ‘포로들의 자유귀환을 위한 국제캠페인’으로 확장하자는 결의가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 인권정보 공개와 정부 정책 비판
참석자들은 이번 세계대회 기간 중, 북한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된 탈북민 가족 80명의 사진과 인권피해정보, 그리고 2023년 10월 중국의 강제북송으로 실종된 40명의 명단과 사진을 공개하기로 했다.
또한 현 정부의 대북유화적 태도에 대해 “북한 인권을 외면하는 것은 북한주민에게 적을 지는 행위”라며, 이재명 정부와 통일부의 인권지우기와 외면정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규탄결의대회를 진행하고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 “기억과 증언, 그리고 정의의 복원”
회의 마지막에는 포럼의 공동선언문 낭독 순서와 퍼포먼스 계획이 간략히 검토되었다.
참가자들은 선언문을 통해 “기억과 증언으로부터 정의를 세우고, 침묵을 깨는 연대로 북한인권 해방의 길을 열자”는 결의를 다시 다졌다.
태영호 전 의원은 폐회 발언에서 “이번 서울대회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사라진 이들을 불러내는 세계양심의 집결”이라며 “탈북민디아스포라는 그 중심에서 북한인권의 불씨를 되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애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