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런던 엠마뉴엘 센터에서 열린 복음통일 컨퍼런스에서 자신의 체험과 신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티모시 조
노예제·나치에 맞섰던 신앙의 투사들, 북한 인권운동의 거울이 되다
영국 의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알리며 활동하는 탈북민 티모시 조(한국 이름 조국성). 그는 최근 런던 엠마뉴엘 센터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두 인물을 특별히 언급했다. 바로 노예제 폐지 운동을 이끈 윌리엄 윌버포스와, 히틀러에 맞서다 순교한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다.
윌리엄 윌버포스, 신앙으로 노예제를 무너뜨리다
18세기 영국에서 노예무역은 국가 경제의 뿌리였다. 이 거대한 구조를 흔드는 일은 불가능처럼 보였다. 그러나 윌버포스는 달랐다. 그는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다”는 믿음을 붙잡았다.
20년 넘는 실패와 조롱 끝에 1807년 노예무역 폐지, 1833년 노예제 전면 폐지가 의회를 통과했다. 그는 세상을 떠난 지 불과 사흘 만에 평생의 숙원이 결실을 맺었다. 윌버포스의 투쟁은 오늘날까지 “신앙이 사회 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는 상징으로 남아 있다.
노예제 폐지와 노예 무역 폐지에 헌신한 영국 국회의원 윌리엄 윌버포스(좌)와 나치 반대 운동을 펼친 독일 루터 교회 목사 본 회퍼(우)
디트리히 본회퍼, 악 앞에서 침묵을 거부하다
1930~40년대 독일, 나치의 폭압은 교회마저 무릎 꿇게 했다. 그러나 본회퍼는 “그리스도만이 교회의 머리”라고 선언하며 저항했다. 그는 “악에 침묵하는 것은 그 자체가 악”이라며 교회와 사회의 방관을 꾸짖었다.
결국 그는 체포돼 수용소에서 교수형을 당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이것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의 신앙은 행동하는 제자도의 본보기로 기억된다.
티모시 조, 북한 인권의 현장에서 두 인물을 잇다
티모시 조는 북한 감옥에서의 고문, 네 차례의 수감 생활, 그리고 신앙의 전환을 통해 오늘날 국제 무대의 증언자가 됐다. 그는 영국 의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며 윌버포스처럼 제도 개혁을 추구하고, 본회퍼처럼 악 앞에 침묵하지 않는 용기를 실천한다.
그가 강조한 성경 말씀은 단순하다.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라”(딤전 6:12). “악을 선으로 이기라”(롬 12:21). 이 말씀은 곧 윌버포스와 본회퍼가 남긴 신앙의 길이며, 티모시 조가 오늘날 이어가는 싸움의 뿌리다.
티모시 조는 본회퍼와 윌버포스의 삶과 성경에서 영감과 용기를 얻으며, 거대한 수용소와 같은 북한에 자유와 복음의 빛이 흘러드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활동중이다.
역사의 계승, 오늘의 도전
노예제와 나치 독재라는 시대의 악은 무너졌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이 겪는 고통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티모시 조는 두 인물을 거울 삼아 국제사회에 호소한다.
“자유는 결코 공짜가 아닙니다. 악에 맞서 선으로 싸우는 길, 그 길이 북한 주민을 위한 길이며, 하나님께서 축복하시는 길입니다.”
티모시 조는 북한인권을 알리기 위해 영국 의회에서 유엔 무대까지, 또 영국 전역의 대학과 교회를 돌며 헌신하고 있다. 사진은 한 국제 회의장에 앉아 있는 모습.
티모시 조는 2025년 9월 8일부터 10월 8일까지 열리는 유엔 제60차 총회에 참석해 북한인권 상황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특히 제60차 회기에서도 매우 중요한 9월 23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유엔 총회(UNGA) 고위급 주간 동안 영국 유엔 인권 대사 엘리노어 샌더스(Eleanor Sanders)를 포함, 제네바 미국 인권 대사, 일본 대사까지 별도 미팅을 갖는 등 숨가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UN Human Rights Council Session 은 총성만 울리지 않을 뿐, 전쟁 중인 전선과 다름 없어...속상하고 두려울 때면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하염없이 눈물 흘리며 기도...계속 도전하며 싸울 것, 그게 내가 살아남은 이유 중 하나라 생각
한편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12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 내 전반적인 인권 상황은 지난 10년간 개선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악화된 부분이 많아 북한 주민들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준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힌 바 있다.
티모시 조는 프리덤조선 측에 "유엔 인권 이사회 회의(UN Human Rights Council Session)장은 총성만 안 울릴 뿐, 전쟁 중인 전선이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그리고 지금도 속상하고 두려울 때면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기도를 드린다고 했다.
이번 유엔 참석을 위해 출국을 앞두고도 여전히 고통 중에 있는 탈북자들과 북한 동포들을 생각하며 집 근처 숲속에서 눈물을 흘리며 하나님께 기도 드렸다며, 먼저 스스로의 내적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의 중요성을 상기하고, 계속해서 도전하고 싸울 것이며, 그것이 자신이 살아남은 이유 중 하나라고 전했다.
특히 올해는 유엔에서 한국 정부 쪽 발표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국제 사회에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북한 인권 실상을 알리고, 이의 개선을 위한 실질적 현안과 관련된 증언 및 자료 제출 등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2년 영국 지방선거에 도전장을 던진 북한인권운동가 탈북민 박지현(가운데)과 티모시 조(오른쪽). / 사진 = 줄리안 엘라콧 트위터 계정), RFA via FreedomChosun
프리덤조선에서는 영국의 북한인권운동가 소개 특별 기획 두 번째 인물로 맨체스터의 박지현 씨에 이어 금주부터 티모시 조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보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