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프리덤조선)
미국의 정보당국 보고서에 따르면 통일교 창시자 문선명은 1980~90년대 한국과 미국의 주요 정치 지도자들에게 정치적·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며 광범위한 영향력 네트워크를 구축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이미 24년 전인 2001년 미국 저널리스트 로버트 패리 씨의 기고가 재주목 받고 있다. 패리는 당시 이미 미국 국방정보국(DIA)가 관련 내용을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1년 3월 10일자 패리 보도에 따르면 이 문선명 자금 네트워크에는 미국의 부시 가문과 한국의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포함돼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패리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은 2001년 정상회담에서 대북 정책을 둘러싸고 공개적으로 이견을 보였으나, 두 지도자 모두 과거 문선명으로부터 정치적 지원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점이 미 정보기관 문서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1999년 2월 1일, 김대중 대통령(1924–2009)은 서울에서 통일교 계열의 "세계일보" 신문사를 방문하여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며, 문선명 총재(1920–2012)와 한학자 씨와 함께 케이크 커팅식에 참석했다. / 사진 출처 = BITTER WINTER
미 국방정보국(DIA)은 1987년 한국 대선을 전후해 문선명이 한국의 집권 민정당과 관계가 악화되자 야권 인사들에게 자금을 분산 지원했다고 보고했다.
당시 지원 대상에는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등이 포함됐으며, 집권당 후보였던 노태우는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DIA는 문선명이 차기 정권과의 영향력 유지를 위해 복수 후보에게 동시에 정치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했다.
1987년 대선에서는 노태우 후보가 당선됐지만, 이후 김대중은 1998년 대통령에 취임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고, 김종필은 국무총리를 역임하는 등 문선명과 연관된 정치 인사들이 이후 정치적 영향력을 회복한 사례도 언급됐다.
패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선명 간의 관계가 오랫동안 공개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으나, 1999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통일교 행사에 김 전 대통령이 참석한 사실이 통일교 내부 간행물을 통해 확인됐다고 전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 방송에서 통일교 창시자 고 문선명 총재를 언급하고 있다. 문선명 총재에게 존경한다는 호칭을 붙이는 것으로 볼 때, 김-문 사이에 세간에 드러난 것 이상으로 특수 밀착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사진 출처 = 나무 위키 문선명 항목
한편 문선명은 미국 내에서도 언론을 통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보수 성향 일간지 워싱턴 타임스를 연간 약 1억 달러 규모로 지원했으며, 해당 신문은 레이건·부시 행정부의 주요 정책을 적극적으로 옹호해 왔다.
특히 워싱턴 타임스는 1980~90년대 이란-콘트라 사건과 니카라과 콘트라 마약 밀매 의혹 보도와 관련해 행정부를 방어하는 논조를 유지했으며, 부시 가문의 정치적 경쟁자들에 대한 비판 보도를 강화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문선명의 자금과 조직이 한미 양국 정치권과 언론에 동시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 미 정보기관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는 것이 이번 보도의 핵심이다.
로버트 패리의 기고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The Bush-Kim-Moon Triangle of Money
https://www.consortiumnews.com/2001/031001a.html
정치적으로 극과 극의 양상을 보인 김대중-부시 대통령이 통일교 문선명 자금을 통해서 어떻게 얽혀 있는가를 조사한 미국 국방정보국(DIA) 문서에 대해 상세히 기술한 로버트 페리 기고 / 사진 출처 = 컨소티엄 뉴스 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