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프리덤조선)
태영호 전 국회의원은 제주 4·3사건과 관련한 자신의 발언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4·3 유족회에 1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제주지방법원의 1심 판결에 대해 불복 의사를 밝혔다.
태 전 의원은 11일 입장문을 통해 “제주 4·3사건 희생자나 유족을 비방하거나 명예를 훼손할 목적으로 발언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며 “이번 판결은 제 진의를 정치적으로 왜곡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2023년 2월 12일 제주 4·3 평화공원을 방문해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참회하며, “제주 4·3사건의 장본인인 북한 김씨 정권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억울한 희생자들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밝힌 사실을 언급했다. 당시 이 발언과 함께 참회하는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했다고 설명했다.
태 전 의원은 “저의 행동은 무고한 희생자들에게 사죄하기 위한 것이었음에도, 이를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판단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제주 4·3사건의 책임을 오직 김일성과 남로당 세력에게만 있다고 주장한 적은 없으며, 국가공권력의 과잉 대응 역시 남북 분단이 낳은 비극임을 수십 차례 설명해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일성을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한 판단에 대해서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태 전 의원은 제주 4·3사건이 해방 직후 이념 대립과 한반도 분단 과정 속에서 발생한 비극이라고 규정하며, 신의주 사건, 대구 10월 사건, 5·10 총선을 둘러싼 충돌, 여수·순천 사건, 6·25전쟁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3년 제주 시내에 곳곳에 걸렸다는 4.3 사건에 관한 플래카드. <제주의 소리> 는 제주 4.3이 김일성과 남로당의 공산폭동이라는 이같은 플래카드는 4.3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사진 출처 = 제주의 소
그는 북한의 『김일성 전집』, 『조국통일투쟁사』, 『조선대백과사전』 등의 기록을 근거로, 제주 4·3사건이 김일성의 5·10 단독선거 반대 노선과 정치적으로 연관된 투쟁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달삼 등 사건 주도 인물들이 북한으로 피신한 뒤 김일성으로부터 ‘영웅’ 대우를 받았다는 점도 언급했다.
태 전 의원은 “구체적 지령은 남로당이 내렸지만, 남로당 역시 김일성의 전반적인 노선과 지시를 따르고 있었다”며 “북한에서는 현재까지도 제주 4·3 관련 인물들을 영웅으로 묘사한 드라마와 문학작품이 다수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가 제주 4·3사건이 김일성의 노선 선상에 있었다고 말한 것이 마치 직접적인 현지 지령처럼 곡해된 점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태 전 의원은 “이념과 명분을 불문하고 제주도민들이 좌우 양측으로부터 희생된 비극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희생자들의 명복과 유족들의 치유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도 제주 4·3 희생자들의 명예회복과 합당한 보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그는 “제주 4·3사건에 영향을 미친 김일성과 박헌영의 무장투쟁 노선에 대해서도 역사적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강조했다.
태 전 의원은 “역사적 진실과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1심 판결에 승복하지 않겠다”며 “변호사와 충분한 검토를 거쳐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故 김대중 전 대통령, "제주 4.3 공산주의자 폭동으로 시작"
이와 관련, 과거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제주 4.3사건은 공산주의자들이 일으킨 폭동이 맞다.”고 언급한 내용도 새롭게 조망되고 있다.
영화 <건국전쟁>의 김덕영 감독이 발굴한 영상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8년 11월 23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김 전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 정부는 1948년 제주 4·3사태에 대한 진상은 서로 언제 공개할 방침인가?”라는 질문을 받은 바 있다.
이 때 김 전 대통령은 “제주 문제가 (진상규명특별법 제정안으로) 국회에 청원돼 있다. 정부로서는 과거의 억울한 문제에 대해서는 진실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한 뒤, “원래 시작은 공산주의자들이 폭동을 일으킨 것이지만,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공산주의자로 몰려서 억울하게 죽음을 당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인터뷰에서 김 전 대통령은 “한국이 남북한 대결상황에 있기 때문에 공산주의를 지지한다면 대한민국을 뒤집어엎는다는 것이 되기 때문에 그 자유만은 제한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1998년 11월 23일 CNN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고 김대중 대통령. 해당 인터뷰가 진행된 날은 공교롭게도 세계 최초의 반공 반전체주의 저항이라 할 신의주 반공학생 의거(1945.11.23) 53주기 기념일이기도 하다. / 사진 출처 = <건국전쟁 2> 김덕영 감독 유튜브 캡처
고 김대중 대통령은 CNN 인터뷰에서 명백하게 제주 4.3에 대해 "공산주의자들이 폭동을 일으킨 것이 시작"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남북 대치 상황에서 공산주의를 지지한다는 건 대한민국을 뒤엎는 것이라 그 자유만은 제한된다."고 부연 설명했다. / 사진 출처 = <건국전쟁 2> 김덕영 감독 유튜브 캡처
김대중 대통령의 육성은 영화 <건국전쟁> 2를 보도한 메가포네 링크에서 직접 확인 가능하다.
[영화] 김대중 전 대통령 “제주4.3사건은 공산주의자들이 일으킨 폭동이 맞다!”
‘건국전쟁2’에서 공개한 ‘제주4.3 김대중 CNN 인터뷰 실제 음성(1998년)’
https://www.megaphone.or.kr/news/articleView.html?idxno=2138
출처 : 메가포네(http://www.megaphone.or.kr)
이와 관련, 당시 한라일보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제주 4.3 사건을 정확하게 밝힌 것을 지지하는 성명서가 보도되기도 했다.
1998년 11월 24일 화요일자 한라일보에 실린 '김대중 대통령의 4.3 성격 발표 지지 성명서' / 사진 출처 =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