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개 모욕, 대통령의 품격을 떨어뜨리다
이재명 대통령이 인천국제공항공사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학재 사장을 공개적으로 질책한 장면은 많은 국민에게 충격을 주었다.
생중계되는 자리에서 "저보다 아는 게 없네요", "참 말이 기십니다", "딴 데 가서 노세요?" 같은 발언은 단순한 업무 지적이 아니라 공기업 사장을 망신 주는 수준의 모욕이었다.
대통령의 언사가 이토록 거칠 수 있는가. 이는 공직자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조직 문화를 경직되게 만드는 행위다.
국민의힘은 이를 "오만방자한 모욕주기"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공개석상에서 고압적으로 호통 치는 모습은 국정 운영의 품격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자해 행위나 다름없다.
◆ '책갈피 밀반출' 지시, 왜 하필 그 수법인가
더욱 문제인 것은 질책의 구체적 내용이다. 대통령은 외화 밀반출 수법으로 지폐를 책갈피에 끼워 나가는 방법을 상세히 언급하며 공항 보안 허점을 지적했다.
수많은 밀반출 방식 중 왜 이 방법을 콕 집어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을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때 쓰인 방식"이라며 "본인과 무관하다고 시치미를 떼도 몸이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의원은 "사법 리스크와 연관된 은밀한 기억이 무의식중에 튀어나온 것 아니냐"고 했고, 한동훈 전 대표는 "내가 해봐서 잘 알아 본능이 발동한 것 같은데 그거 자랑이냐"고 반문했다.
이러한 지적은 단순한 정치 공세가 아니다.
대통령의 발언이 불러일으킨 합리적 의심이며, 국민은 이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 정치적 편향과 찍어내기 논란
이학재 사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국민의힘 3선 의원 출신이다.
대통령이 전임 정부 인사를 공개적으로 깎아내리는 것은 업무 능력 지적이 아니라 정치적 보복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비공개 자리에서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사안을 굳이 생중계되는 보고 자리에서 언성을 높인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현 정부의 '전 정부 인사 찍어내기' 의혹을 키울 뿐이다.
소통 방식도 문제다. 사장의 답변이 미흡할 수는 있으나, 국가 원수가 고압적으로 질타하는 모습은 효율적 업무보고가 아니라 일방적 호통으로 보인다.
국민은 대통령에게 포용적 리더십을 기대하는데, 보여준 것은 오만과 편향이다.
이 사건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공개 모욕, 정치적 편향, 소통 부재, 그리고 의심스러운 '깨알 지시'. 국민의힘의 지적이 정당하다. 대통령은 국민 앞에 솔직히 해명해야 한다.
왜 그 수법을 그토록 자세히 알았는지, 왜 전임 인사를 공개적으로 망신 주었는지. 이재명 정부는 말로만 '공정과 상식'을 외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할 때다.
자유와 공화의 가치를 지키는 국민의 눈은 이미 모든 것을 보고 있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