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전문매체 엔케이뉴스(NK News) 지난 13일 보도 캡처
미국 북한 전문매체 엔케이뉴스(NK News)는 지난 13일 황해남도 해주시 안전부 기동대 소속 하전사 김모 씨(가명)가 상급 안전원 4명에게 지난달 중순 집단 폭행을 당해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김 씨는 상급이 지시한 물자·현금 상납 과제를 수행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복귀한 탓에 폭행을 당했다.
상급 안전원들은 과제 미달 시 부대 전체 비판을 이유로 김 씨에게 외출증을 발급하고 인근 가정집을 돌며 연료나 자재를 구해오라고 지시했다.
김 씨는 주민 도움도 부모 지원도 받지 못해 빈손으로 돌아왔고, 이 과정에서 무차별 폭행이 이뤄졌다.
북한 부대들은 자체 운영비와 식량 마련을 위해 하전사들에게 주기적 상납 과제를 부과한다.
과제를 완수하지 못하면 폭언이나 폭행이 일상화돼 하전사들은 주민 집을 찾아 구걸하거나 무단 침입해 식량·현금을 훔치기도 한다.
형편이 나은 하전사들은 부모에게 손을 벌려 과제를 해결하나 김 씨처럼 여건이 안 되는 경우 극한 상황에 처한다.
폭행을 목격한 다른 하전사들은 “총보다 숙제가 더 무섭다”고 탄식했다.
김 씨는 폭행 직후 상급 안전원들을 고발했고, 이 사건이 확대되면서 해당 부대 전체가 사회안전성 조사 대상이 됐다.
사회안전성은 9차 당대회를 앞두고 혁명적 기풍 재확립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뇌물 상납 비리와 폭행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데일리엔케이 황해남도 소식통은 “상납 과제가 늘어날수록 하전사들의 민가 구걸·도둑질이 증가한다”며 “기강 확립을 위해 국가가 군 내부 뇌물 구조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