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숙희 칼럼: 사법 정의와 정치적 보복 논란 ― 나경원·황교안 구형을 보며■

북한지령으로 내리는 구형인가 하는 찜찜한 의혹

2019년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에 연루된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에게 최근 각각 징역 1년 6개월, 징역 2년이 구형되었다. 사건 발생 6년 5개월 만에 하필 여당 주도 내란 특검의 기독교 야당 인권 탄압 등의 광란 속에서 이뤄진 선고라는 점에서, 이번 구형은 단순한 법리 적용을 넘은 정치적 함의가 크다.

황교안 전 법무장관(왼쪽)과 나경원 국민의 힘 의원(오른쪽)


필자는 이 구형을 보며 어쩌면 현재의 정치 갈등과 보복의 뒤에는 이모씨 주도 통진당세력이 실세로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닐까 하는 의혹마저 들었다. 과연 나만의 생각일까?

전라도 목포 출신 1962년생 이모씨는 2012년 통합진보당 비례로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으나, '통진당사건' 으로 뱃지를 빼앗겼다.

통진당사건은 “정치 세력과 사법 정의의 충돌”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이다. 그는 대표적 친북 친중주의자로 반미 반서방을 외치며 경기동부연합을 거점으로 RO (Revolutionary Organisation) 지하혁명을 조직, 이른바 '남한 좌익 혁명'을 도모했다는 혐의로 고발당했다.

2013년 대법원은 내란선동 및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그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이듬해 2014년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 해산을 결정했고, 자유민주 질서를 수호한다는 국가적 선택이었다.

통합진보당 해체로 이어진 RO 녹취록을 특종 보도한 2013년 9월 2일 자 한국일보 1면


문제는 오늘날의 정치 지형이다.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정치적 기반을 잃었던 세력이 다시 영향력을 회복하고 있으며, 이모 전 의원의 전력과 현 이재명 정권의 '내란특검' 노선 사이에 교차점이 존재한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통진당 해산 과정에서 직접적인 역할을 했던 박근혜 정부의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과 야당 지도부였던 나경원 의원이 이번에 동시 구형된 것은 단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2014년 세월호 사건,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및 문재인 정권 시작, 2019년 검경수사권 조정안과 공수처 설치안 패스트트랙 통과, 2020 4.15 부정선거로 황교안 나경원 체제 생매장, 2024년 4월 공수처 주도 윤석열 탄핵, 6.13 부정선거로 이재명 대통령 탄생 의혹 등 일련의 사건이 이러한 의혹과 추론을 도출한다. 청주 창원 간첩단사건 발표에서 보듯 북한과 밀착한 세력이 현 정부 뒤에 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이 대통령 관련 재판은 전부 중단, 야당 인사 재판은 가속도...이 나라 법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가? 사법 불신 확산은 민주주의 신뢰 위기로 이어져...사법 정의가 정치적 앙심 풀이 수단이 되면 곤란

더욱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이재명 대통령 및 그 주변 실세들을 둘러싼 각종 재판은 지연되거나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반면 야당 인사들의 사건은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형평성 논란을 피할 수 없다.

비록 사법부는 대통령 재직 중에는 내란 또는 외환죄를 제외하고 형사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식의 유리한 헌법 조항만 들어 재판을 중지시켰으나, 이 역시 설득력이 없다. 지난 수년 간 보수 정당 출신 대통령들에게 적용되었던 온갖 사법적 무리수를 고려할 때 헌법 적용 역시 특정 세력에 의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란 비난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렇지 않아도 우연이라기엔 석연치 않는 일련의 상황에서, 최근 사법부의 처신은 국민 눈높이에서 순전히 권력의 뜻에 의해 좌우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법의 정치화는 민주주의의 심각한 적

사법부가 권력에 휘둘린다는 인식이 확산된다면, 이는 단순한 재판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 신뢰의 위기다.

사법 정의는 정치적 앙심을 풀어내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근간은 공정한 법치 위에 세워진다. 만약 특정 세력의 과거와 현재가 사법 절차를 통해 연결되고, 그 과정이 정치적 보복으로 비쳐진다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될 것이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법과 정의를 상징하는 여신 테미스는 두 눈을 가리고 천칭을 드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이는 편견을 버리고 공정하게 재판해야 한다는 이상을 나타낸다.


나경원·황교안 구형은 단순한 과거 사건 결말이 아니다. 이는 한국 사회가 김일성 대 이승만 대결이라는 과거의 이념 대립의 연장선에 있다는 하나의 징표다. 평양 관점에서 눈에 가시였던 대통령들과 수많은 보수 인사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어두운 정치 보복의 그림자가 여전히 한국 사회에 드리워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선진 국가에 필요한 것은 사법부가 홍위병이 되어 특정 진영을 겨냥한 ‘표적 수사’를 하는 게 아니라,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법치주의, 즉 공정하고 중립적인 사법 정의의 구현이다. 현재도 벌어지는 민주의 근간인 삼권 분립 해체, 부정선거 의혹, 내란 특검의 자유민주세력 탄압 등을 보면서 진정한 내란세력은 누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025년 9월 22일
호주 시드니에서
신숙희 (PhD in TESOL)

신숙희 박사


기고자 약력

- 시드니대 영어 교육학 박사(2006)

- 시드니 찰스 스튜트 대학교 전임교수(Adjunct Senior Lecturer in Charles turt University Study Center in Sydeny)

- TESOL-SFL(Systematic Fuctional Linguistics) 국제 저널 심사위원

- 호주 대학 SFL 관련 박사학위 심사위원

- 월간 <문학바탕>으로 수필가 등단(2018)

- 저서 [오지에 핀 들꽃치 되어], [자유와 개성이 넘치는 호주에서 선진한국의 미래를 꿈꾸며],[Y를 알면 영어의 답이 보인다], [신다르크의 해외대첩]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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