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캡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이하 조선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 National Security Strategy)에 대해 "제일 중요한 대목은 조선(북한)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8일 조선신보는 칼럼 형식의 '메아리' 코너를 통해 이러한 입장을 밝히며, 이번 NSS에 북한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미국의 조선반도 비핵화 정책의 완전한 실패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신보는 이번 NSS가 "국제정세에 대한 분석이 거의 없어 전략보고서라 하기 어렵다"고 폄하하며 "미국제일주의로 일관되어 있으며, 자가당착이자 사실 왜곡"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재일 친북단체가 발행하는 매체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로 기능하는 조선신보가 NSS에 대한 입장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인 일로 주목된다.

현재 북한 당국뿐만 아니라 조선중앙통신이나 노동신문 등 북한의 관영 매체들은 NSS와 관련한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은 상태이다.

이어 조선신보는 NSS가 "트럼프 대통령을 '평화의 사자'처럼 묘사하고 '실적'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너무 지나친 평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가 다극화를 인정하면서 냉전 후에 미국 지배층이 항구적인 세계 일극 지배를 정당화한 것이 잘못이었고, 대중국 정책의 실패도 시인한 의미는 크다"고 평가하며 일부 긍정적인 면도 언급했다.

또한 조선신보는 NSS가 "중국과 러시아 양국을 악마화하거나 심하게 적대시하는 표현은 피하고 있다"면서도 "한국과 일본은 주로는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막기 위한 돌격대로 이용해 먹으려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하며 한국과 일본이 미·중 대립 구도에서 미국에 의해 전략적으로 이용당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5일(현지시간) 공개한 이번 NSS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및 트럼프 대통령 1기 행정부 때 발표된 NSS와 달리 한반도 비핵화를 포함한 북한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외교가에서는 이를 두고 '미국이 북미 대화에 관심이 없다'는 해석과 '미국이 북한 비핵화 원칙을 완화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상반된 해석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조선신보는 앞서 12일에도 NSS를 겨냥해 "'세계의 경찰'로부터 '요새 아메리카'로 이행하겠다는 소리"라고 비난하며, 미국 본토에 미사일이 날아드는 상황을 그린 넷플릭스 영화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House of Dynamite)'를 거론했다.

조선신보는 "영화가 그려낸 것은 미국의 공포와 불안"이라며 "'미국 우선주의'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고립을 심화시켰다는 위기감 또한 엿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