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브란덴부르크 광장 북한인권사진전1. 프리덤조선제공
지난 10일 오후, 독일 베를린의 심장부 브란덴부르크 광장은 비통한 외침과 뜨거운 연대로 가득 찼다.
제22회 북한자유주간 국제행사의 일환으로 개최된 ‘사라진 그들을 기억하며’ 인권사진전이 베를린시민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이 사진전은 북한에서 강제실종된 70명의 정치범수감자들의 얼굴을 공개하며, 그 가족들이 직접 거리로 나선 역사적인 자리였다.
피해자들은 떨리는 손으로 사랑하는 가족의 사진을 들고 베를린 시민들 앞에 섰다.
베를린브란덴부르크 광장 북한인권사진전2. 프리덤조선제공
사진을 들고 선 사람들은 인권활동가가 아니었다. 미성년 자녀를 잃은 어머니 이병림, 정보경 여성, 가족 형제를 잃은 주경배, 배광민, 우영복, 이윤서… 모두는 피눈물 나는 상실의 기억을 가슴에 품은 채 고통속에 살아가는 탈북민들이다.
이들은 “김정은은 민족 대학살을 멈춰라! (Stop Kim Jong-un’s genocide of his people!)” 라고 단호한 목소리로 외쳤다.
김정은 정권에 의해 자행된 강제실종과 정치범수용소 수용은 단순한 통제 수단이 아니라, 한 민족을 말살하는 제2의 홀로코스트라는 점에서 참가자들의 증언은 전율 그 자체였다.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지나가던 독일 시민 한 명은 사진 속 인물의 사연을 듣고 눈물을 글썽이며 피해자 가족과 함께 사진을 들고 서 있었다.
몇몇 시민은 “이 사진들을 내 SNS에 공유해 전 세계에 알리겠다”며 즉석에서 사진을 찍고, 대표단의 손을 맞잡았다.
베를린브란덴부르크 광장 북한인권사진전3. 프리덤조선제공
특히 “이건 단지 북한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전체의 양심에 관한 일입니다” 시민들의 입에서 터져 나온 이 말은 현장을 더욱 숙연하게 만들었다.
행사의 마지막, 피해자들은 “우리의 가족을 기억해주세요!” (Please remember our families!)라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이 한마디는 단순한 호소가 아니었다.
기억하지 않으면, 제2의 홀로코스트는 반복된다. 기억하고 행동할 때만이,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는 해체될 수 있다는 절박한 경고이자 다짐이었다.
베를린브란덴부르크 광장 북한인권사진전4. 프리덤조선제공
이날 브란덴부르크 광장은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었다.
독일 시민과 북한 인권 피해자들이 함께 써내려간 진실과 연대의 서사시, 그 자체였다.
그리고 이 날의 외침은, 북한 정치범수용소 철폐를 향한 국제사회의 응답을 요구하는 불멸의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이애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