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X. 구 트위터) 캡처


한 사람의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다. 그것은 존재의 증명이며, 스스로의 역사를 품은 정체성이다. 탈북민들이 자신을 ‘자유북한인’으로 불러달라 호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 사회에서 ‘탈북자’, ‘새터민’, ‘북한이탈주민’ 등 다양한 용어가 사용되어 왔지만, 그 어느 것도 그들의 선택과 존엄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했다.

특히 ‘탈북(脫北)’이라는 표현은 ‘벗어남’과 ‘도망’의 뉘앙스를 지니며, 자유를 향한 결단을 비겁한 도주로 오인하게 만든다. 자유를 향한 투쟁의 결과를 도망으로 축소하는 언어는, 결국 그들의 인간다운 이름을 빼앗는 또 다른 폭력일 수 있다. ‘자유북한인’이라는 명칭은 단순히 말의 교체가 아니다. 그것은 자유를 찾아온 이들의 의지를 존중하고, 미래 통일 시대의 주체로 인정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름 하나 바꾼다고 세상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이름 하나를 바로 세움으로써 세상이 한 걸음 더 인간답게 나아갈 수 있다.

정부는 행정 편의적 명칭의 틀에서 벗어나, 그들의 정체성과 헌신을 담아낼 이름을 고민해야 한다. 자유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쟁취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이들을 부를 때, 최소한 그들의 선택과 희생이 깃든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 이름은 곧 존엄이며, 존엄을 지키는 언어는 자유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 호칭의 변화는 탈북민의 투쟁을 인정하고, 통일 시대를 준비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