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 연설하는 김문수 후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가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노동운동 1세대에서 보수 대권 주자로
김문수(74)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3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그는 이날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종합 득표율 56.53%를 얻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43.47%)를 꺾었다.
1970~1980년대 ‘노동운동 1세대’로 불리던 그는 2025년 현재 ‘아스팔트 우파’로 불리며 정치권에서 독특한 궤적을 그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범보수 진영 지지율 선두를 달리던 김 후보는 지난달 9일 국민의힘에 입당해 한 달 만에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P. 노동운동탄압규탄대회 봉쇄농성
지난 1985년 4월10일 부평 1동 성당에서 농성을 이끄는 김문수(학출노동운동가).(사진=연합뉴스)
◆ 파란만장한 삶의 여정
김 후보는 1951년 9월 경북 영천에서 4남 3녀 중 여섯째로 태어나 판자촌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1970년 서울대 상과대학에 입학했으나, 1971년 전국학생시위와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두 차례 제적돼 1994년에야 졸업장을 받았다.
제적 후 청계천 피복공장에서 재단보조공으로 일하며 노동운동에 뛰어들었고, 전국금속노조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1980년 노조위원장 시절과 1986년 인천 5·3 민주항쟁으로 두 차례 구속되며 서대문구치소에 수감됐다.
당시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는 그를 “내 아들”이라 불렀고,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는 “동지 시절의 김문수는 전설이었다”고 회고했다.
민자당 지구당위원장 임명장 수여식
민자당 총재인 김영삼 대통령이 지난 1994년 3월9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문수 경기 부천 소사 지구당위원장등 10개 신임 지구당위원장들을 접견하고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보수 정치인으로의 변신
김 후보의 인생은 1990년대 초 구소련 붕괴와 함께 전환점을 맞았다.
1990년 이재오·장기표 전 의원과 민중당을 창당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1994년 김영삼 당시 민주자유당 총재의 권유로 보수정당에 입당, 15~17대 국회의원(경기 부천 소사)을 지냈다.
2006년과 2010년 경기지사로 연이어 당선되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기획, 수도권 통합 요금제, 경기순환버스 등 업적을 남겼다. 그러나 2011년 119 전화로 소방관들에게 ‘관등성명’을 요구하며 징계성 인사를 추진했다 철회한 사건으로 논란을 빚었다.
수락연설하는 김문수 후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가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정치적 암흑기와 강성 보수 행보
2012년 18대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밀려 2위에 그쳤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 출마로 김부겸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패하며 ‘보수 텃밭’을 내줬다.
이후 10년 가까이 야인 생활을 하며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패배했다. 이 시기 그는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며 박근혜 탄핵 반대를 외쳤고, 유튜브 방송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총살감”이라 비난해 논란을 일으켰다.
2019년 전광훈 목사와 기독자유통일당을 창당하며 강성 보수로 자리 잡았다.
사과하지 않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지난해 12월 11일 김문수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사과요구를 거부한 채 다른 국무위원들과 달리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정부와 대권 도전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김 후보는 경제사회노동위원장과 작년 8월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그는 경사노위원장 시절 문재인 대통령을 “김일성주의자”라 비판하거나 하이트진로 파업 노동자들을 겨냥해 “손배소를 두려워한다”고 발언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12월 11일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계엄 사과 요구에 홀로 고개를 숙이지 않고 버텼다. 이후 여론조사에서 범보수 대권 주자로 급부상하며 이번 경선에서 당원투표 61.25%(24만6천519표), 여론조사 51.81%로 한동훈 후보를 제쳤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김문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3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사진=연합뉴스)
◆ 본선 과제와 전망
김 후보는 윤석열 탄핵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보수 결집을 이끌었으나, 본선 경쟁력은 미지수다.
여론조사에서 보수 진영 지지율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 미치지 못한다.
국민의힘이 기대하는 ‘범보수 빅텐트’가 어떤 시너지를 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