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2기 북미 관계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줄곧 부각했음에도 취임 후 그를 다루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 CNN 방송은 10일(현지시간)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대담하고 틀림없이 더 위험한 북한 지도자와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북한 김정은과의 친분을 줄곧 부각했음에도 취임 후 그를 다루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 CNN 방송은 10일(현지시간)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대담하고 틀림없이 더 위험한 북한 지도자와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현재 상황에 대해 북러 관계가 급속히 강화된 가운데 북한은 러시아를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 병력을 파견한 데다, 대선 전 미국 전역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 윤석열 정부가 강경 일변도의 대북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북한 핵·미사일 등 무기 프로그램을 억제하기 위해 북미 간 합의 도출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기 김 위원장을 3차례 만났다. 2차례는 북미 정상회담이었고, 1차례는 2019년 당시 판문점에서 회동을 한 바 있지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일련의 대화는 모두 결렬됐다.
그럼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 캠페인 기간 북한 얘기가 나올 마다 김정은과의 친분을 과시해왔다. 김정은이 자신을 "그리워한다"고 주장하면서 재집권 시 북한이 도발을 멈출 것이라고 암시해왔다.
이는 그가 취임 이후 재차 김정은과 직접 대화하면서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로버트 오브라이언도 지난 9월 서울에서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 레이철 민영 리 선임 연구원은 "우리가 북한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은 5년 전과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리 연구원은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더 높은 가격표"가 매겨졌고, 북한 내부에서는 "미국의 전략적 가치에 대한 지도층 내 근본적 회의론을 촉발시켰다"고 설명했다.
또 북러 관계 강화와 관련, "김정은 입장에서는 반대급부가 불확실한 미국과 다시 연계하는 것보다는 중국·러시아와 협력함으로써 경제적·군사적·외교적으로 얻을 게 훨씬 많다"고 리 연구원은 평가했다.
북미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김정은은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경제 제재를 완화하는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문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CNN에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김정은은 트럼프와의 개인적 우정을 재확인하고 소통할 수 있다"면서도 "김정은은 더욱 강화된 북러 협력을 대미 협상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두연 신미국안보센터 연구원은 "트럼프는 예측할 수 없는 사람이다. 첫 임기에서 보인 스타일로 앞으로 행동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며 "트럼프 2.0이 여전히 북 핵무기 프로그램을 억제하고 결국 철회하기를 원하는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연구원은 또 "최악의 시나리오는 김정은이 트럼프를 설득해 비핵화를 폐기하고 오히려 북한이 핵무기 능력을 무한정 발전시켜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하는 경우"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