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지명희 씨, 강제 북송 경험 통해 인권 침해 고발...'세계 양심'에 호소

- 중국의 탈북민 강제 송환, 국제사회 인권 경고

장세율 승인 2024.10.08 11:26 | 최종 수정 2024.10.08 11:28 의견 0
전국탈북민강제북송반대국민연합 회원들이 지난 2023년 10월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의 탈북동포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연합뉴스


탈북민 지명희 씨는 중국 정부와 북한 정권의 비인도적인 행위로 인해 두 차례 강제 북송을 당했으며, 그 과정에서 극심한 인권유린과 가혹한 고문을 겪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세 번째 탈북에 성공해 2016년에 대한민국에 입국했지만, 그동안의 고통과 인권 침해는 지금도 그녀를 괴롭히고 있다고 전했다.

지 씨는 첫 번째와 두 번째 강제북송 과정에서 중국 공안에 의해 체포되어 중국 백산시 구류소에 감금되었다. 그곳에서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으며, 중국 공안은 그녀를 그들의 집으로 데려가 아내와 자녀의 속옷을 손빨래하도록 시켰다고 한다.

이후 림강 변방대 감옥으로 이송되어 감금된 그녀는 습기와 곰팡이로 악취가 가득한 차디찬 공간에서 물 한 방울 없이 손발조차 씻을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있었다고 증언했다.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후, 지 씨는 양강도 보위부 집결소에 끌려갔다. 그곳에서 감금된 사람들은 규정된 자세를 유지해야 했고,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간수들은 권총 손잡이로 손등을 때리고, 주먹과 구두발로 머리와 얼굴을 사정없이 밟았다고 한다.

중국 탈북민 북송 경로

지난 2023년 10월2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 회의실에서 '재중 탈북민 강제 북송에 대한 정부와 국제사회의 대응'을 주제로 '2023 통일과 나눔 긴급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첫 번째 주제 발표자인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대표가 '최근 중국 탈북민 강제 북송 현황과 송환된 탈북민들이 처한 위험'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녀는 수많은 10대, 20대의 어린 처녀들과 사람들이 단지 더 나은 삶을 원했다는 이유로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는 참혹한 광경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지 씨는 한국행 탈북이 아니었음을 주장하여 정치범수용소 행을 면할 수 있었지만, 2년형의 노동교화형을 받고 평안남도 개천교화소에 수감되었다. 그곳에서는 영양실조로 사람들이 계속해서 죽어나갔으며, 교화소 당국은 시신을 대량으로 구덩이에 묻고, 주변의 개들이 시신의 팔다리를 물고 다니는 끔찍한 일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지 씨는 북한이 21세기에도 인권 유린과 생명을 무참히 짓밟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녀는 전 세계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주목하고 있지만, 총포성 없는 북한 내 인권 탄압으로 더 많은 이들이 학살당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학살의 주된 원인은 중국의 강제 북송에 있다고 주장하며, 중국 정부는 북한의 인권 유린에 동조하는 야만적인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 씨는 전 세계의 양심에 호소하며, 중국의 강제 북송을 막아줄 것을 요청했다. 재중(在中) 탈북민들이 난민으로 인정받아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간곡히 부탁했다.

국회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중단 촉구' 결의안 채택
지난해 11월30일 당시 김진표 국회의장이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연합뉴스


다음은 탈북민 지명희 씨 호소문 전문이다.

중국의 강제북송 저지를 위한 호소문

존경하는 세계의 양심에 호소합니다.

저는 북한 출신의 탈북민 지명희입니다. 중국 정부와 북한 정권의 비인도적인 행위로 인해 두 차례 강제 북송을 당했으며, 그 과정에서 극심한 인권유린과 가혹한 고문을 겪었습니다. 세 번째 탈북에 성공해 2016년에 대한민국에 입국하였지만, 그동안의 고통과 인권 침해는 지금도 저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강제북송 과정에서, 저는 중국 공안에 의해 체포되어 중국 백산시 구류소에 감금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중국 죄수들과 함께 있었지만,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습니다. 중국 공안은 저를 그들의 집으로 데려가 아내와 자녀의 속옷을 손빨래하도록 시켰습니다. 이후 저는 림강 변방대 감옥으로 이송되어 감금되었습니다. 그곳은 습기와 곰팡이로 악취가 가득한 차디찬 공간이었으며, 물 한 방울 없이 손발조차 씻을 수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단 한 번의 세수만을 겨우 허락받았습니다. 감방 내에는 덮개도 없는 허름한 양동이를 화장실로 사용해야 했고, 배설물은 방치되어 악취가 진동했습니다. 항의하면 공안은 전기곤봉으로 저를 위협하며 폭행했습니다.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후, 저는 양강도 보위부 집결소에 끌려갔습니다. 그곳은 상상하기조차 힘든 생지옥이었습니다. 감금된 사람들은 규정된 자세를 유지해야 했고,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간수들은 권총 손잡이로 손등을 때리고, 주먹과 구두발로 머리와 얼굴을 사정없이 밟았습니다. 저의 팔과 다리는 몽둥이에 맞아 퍼렇게 멍들었으며, 피부가 새까맣게 변해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저는 수많은 10대, 20대의 어린 처녀들과 사람들이 단지 더 나은 삶을 원했다는 이유로, 한국으로 가고 싶어 했다는 이유로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는 참혹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그들은 간수들의 폭행으로 코뼈가 부러지거나 고막이 터지는 등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며, 심지어 뇌출혈로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비인간적인 대우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를 완전히 무시한 처사였습니다.

저는 한국행 탈북이 아니었음을 주장하여 정치범수용소 행을 면할 수 있었지만, 2년형의 노동교화형을 받고 평안남도 개천교화소에 수감되었습니다. 그곳에서는 영양실조로 사람들이 계속해서 죽어나갔습니다. 교화소 당국은 시신을 대량으로 구덩이에 묻었고, 주변의 개들이 시신의 팔다리를 물고 다니는 끔찍한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들은 시신이 묻힌 자리에 농작물을 심어 그 위를 은폐하였고, 수감자들은 이를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곳에서 노동을 이어가야 했습니다.

북한은 21세기에도 인권 유린과 생명을 무참히 짓밟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주목하고 있지만, 총포성 없는 북한 내 인권 탄압으로 더 많은 이들이 학살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학살의 주된 원인은 중국의 강제 북송에 있습니다. 중국은 탈북민들이 북송 후 가혹한 고문과 처형에 직면할 것을 알면서도 이들을 북한으로 송환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제법을 위반하는 행위이며, 중국 정부는 북한의 인권 유린에 동조하는 야만적인 행위를 멈춰야 합니다.

전 세계의 양심에 호소합니다. 중국의 강제 북송을 막아주십시오. 재중 탈북민들이 난민으로 인정받아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더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중국의 야만적 학살을 중단시켜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장세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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