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들 사이에서는 나이 차이가 큰 선수를 ‘선배님’, 그리고 나이 차이가 크지 않은 선수를 '형’이라 부르는데, 일반적으로 일곱 살 이상 차이가 나면 ‘선배님’, 그 이하면 '형’이라는 기준을 따르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관례는 프로축구는 물론이고 대부분 스포츠에서 통용된다고 본다.
최근에는 이런 선배-후배 관계가 축구계에서 큰 쟁점이 되었다. 바로 손흥민과 이강인 사이의 충돌이다. 이 충돌은 이강인이 주장인 손흥민의 제지에 말대꾸하면서 시작되었다. 이에 손흥민은 이강인의 목덜미를 잡았고, 이강인은 주먹질로 맞대응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나이 차이는 8살이다. 따라서 통상 스포츠계를 빗대어 보면 이강인은 손흥민을 '선배님’으로 불러야 하지만, 둘 사이가 좋으면 ‘형’이라 부를 수 있기에 필자는 이강인은 손흥민에게 ‘형’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친한 사이일수록 예를 지켜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강인이 주장인 손흥민에게 그렇게 덤빈다는 것은 팀에 대한 존중이나 예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충돌 이후에 손흥민은 화를 가라앉히고 먼저 이강인을 찾아가 “내일 경기에 집중하자”며 손을 내밀었다. 이에 이강인도 “미안하다”며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강인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었던 일부 고참 선수들이 이튿날인 준결승전 당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찾아가 “이강인을 선발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보면, 손흥민과 이강인 사이의 이슈는 팀 내에서의 예의 및 존중, 그리고 선배-후배 관계에 대한 이해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우리는 팀 내에서의 상호 존중과 예의, 그리고 적절한 선배-후배 관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우리는 스포츠 선수들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이러한 가치를 지키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충돌이 발생한 것은 단순히 선수들의 개인적인 문제만은 아니다. 감독의 관리 부재도 큰 원인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축구 전문가로서는 인정받지만, 인간관계나 리더십 면에서는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그는 선수들에게 자유를 주고, 그들의 자기주도적인 성장을 기대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선수들 간의 갈등이나 불만을 해결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특히, 선배-후배 관계가 민감한 한국 축구계에서는 감독의 중재와 조율이 필요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이런 문제에 무관심했고, 결국 팀의 분위기와 성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런 감독의 관리 부재는 손흥민과 이강인 사이의 충돌을 예방하거나 조기에 해결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것이다. 감독은 선수들의 성격이나 상황을 잘 파악하고, 적절한 조언이나 지도를 해야 한다. 또한, 선수들 간의 의사소통이나 협력을 촉진하고, 팀의 목표와 비전을 공유하고, 팀워크를 강화해야 한다. 이런 역할을 잘 수행하는 감독은 팀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감독의 역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코치진의 역할도 중요하다. 코치진은 감독의 전략을 선수들에게 전달하고, 선수들의 기량과 컨디션을 관리하고, 감독과 선수들 사이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 코치진은 감독의 오른팔이자 선수들의 친구이자 멘토이다.
그런 부분에서 한국인인 차두리 코치의 역할이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차두리 코치는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을 막거나 중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 차두리 코치는 한국 축구의 선배-후배 문화를 잘 알고 있었을 것이므로, 이강인에게 적절한 훈계나 교육을 해줄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손흥민과 이강인의 갈등을 감독에게 보고하고, 팀의 분위기를 회복하려는 조처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차두리 코치는 이런 역할을 소홀히 했고, 이는 팀의 성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총체적 난국으로 이번 아시안컵 우승은 아전인수(我田引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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