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은 5일 중국이 11월 중순 이후 동아시아 해역에 해군 및 해경 함정 100척 이상을 대거 투입하며 전례 없는 규모의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복수의 지역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배치는 일본과 대만의 최근 움직임에 대한 베이징의 강한 불만 표출로 풀이된다.
◆ 배치 시기와 규모
중국은 지난 11월 14일 일본 주재 대사를 초치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내각총리대신의 “대만 유사시 군사 대응 가능” 발언에 항의한 직후부터 함정 투입을 급격히 늘렸다.
로이터가 입수한 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황해 남부에서 동중국해, 남중국해, 태평양까지 아우르는 광역 해역에 현재 90척 이상이 활동 중이며, 이번 주 초에는 100척을 초과했다.
한 안보 관계자는 “이 정도 규모는 중국의 정당한 국방 필요를 훨씬 넘어선다”며 “지역 국가들의 반응을 시험하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 훈련 내용과 의도
일부 중국 함정은 전투기와 합동으로 외국 선박에 대한 모의 공격을 실시하고, 유사시 외부 세력 증원을 차단하는 접근 거부 작전을 연습했다.
이는 평시에도 ‘회색지대 전술’을 통해 실질적 해역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2월 라이칭더 총통의 태평양 순방에 반발해 약 90척을 동원했던 전례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 중국 정부 공식 입장
중국 외교부 대변인 린젠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항상 방어적 국방 정책을 견지하며, 해군·해경 활동은 국내외 법을 엄격히 준수한다”며 “누구도 과잉 해석하거나 근거 없이 과장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 일본·대만 정부 반응
일본 기하라 미노루 내각관방장관은 “중국의 군사 동향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정보를 지속 수집·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대만 총통부 커런궈 대변인은 “중국의 함정 배치는 인도·태평양 전체에 위험을 초래한다”며 베이징에 책임 있는 행동과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대만 안보는 위협받지 않으며, 우방과 함께 지역 안정을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이번 대규모 무력 시위가 일본·대만은 물론 미국·호주·인도 등 쿼드 및 오커스 동맹의 대응을 동시에 시험하는 움직임으로, 인도·태평양 안보 구도에 중대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출처: China has sent over 100 vessels to E. Asian waters since mid-Nov.: Reu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