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 9/27-28 도쿄 신주쿠 스마토모 빌딩 삼각 광장에서 글로벌 페스티벌이 열린다.

이 페스티벌에서 눈에 띄는 행사 중 하나가 '북한 귀국자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모임' 부스다.

입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이 부스에는 다양한 사진이 붙어 있으며, DVD와 서적을 현장 판매하고 있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는 '북조선 귀국자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모임'(약칭 [마모루카이])이다.

부스에서 판매하는 DVD의 제목은 [귀국사업이 무엇이었는가?]이며, 판매하는 서적은 [새야 날개를 달아, 일본인 아내를 돌려주렴]이다.

[마모루카이]는 195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25년간 약 9만 3천여 명의 재일 조선인이 북한으로 돌아간 이른바 '조총련 귀국선' 피해자들과 관련된 진실을 알리는 활동을 계속해왔다.

특히 귀국선을 타고 북한으로 간 조선인 중에는 일본인 여성과 결혼한 경우도 있다. 이 일본인 여성들 중 일부는 북한에 간 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생사도 알 수 없게 된 경우도 많다. 일본에 남은 친정 부모님과 가족, 친지들의 가슴이 무너질 것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귀국선 피해자들이 북한과 조총련에 어떻게 속아서 인권과 생명의 위협에 처했는지, 조선인 남편을 믿고 함께 북한으로 간 일본인 아내들 및 2세들이 겪은 상황과 여전히 재회를 그리는 절실한 심정을 담은 <새야 날개를 달아, 일본인 아내를 돌려주렴>이란 제목의 서적(1700엔) 및 자료들 / 사진 = [마모루카이] 이사 야마시타 시게코 페이스북

조총련 귀국선은 당시 재일 조선인, 특히 조총련계 동포들이 주로 북한으로 가는 배를 많이 탔기 때문에 그렇게 불리는 이름이다. 당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는 이들의 귀국 운동을 적극적으로 주도하며 북한행을 지원했다.

북한 역시 재일 조선인들을 태우고 귀국할 만경봉 호 등 선박을 제공하는 등 적극 협조했다.

형식적으로는 이들이 자유의사에 기해서 귀국선을 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후 북한에서 일어난 인권 침해 상황은 자신들의 선택의 결과로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게만 볼 수는 없다.

예나 지금이나 언어와 문화가 다른 타국에서의 생활에는 어려움이 많은 법이다. 특히 일본에서 은근히 혹은 노골적으로 퍼져 있는 혐한 문화로 인해 조선인들은 많은 차별과 설움을 겪어야 했던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북한이 고향인 재일 조선인들은 여전히 고향에 늙은 부모님이나 다른 가족이 남아 있는 경우도 많았다. 따라서 당시 민족 감정을 자극하며 접근한 조총련의 적극적인 귀국 권유에 솔깃하지 않기 어려운 이들도 많았다.

또한 그 당시 일본에 거주하던 조선인들은 대체로 공산주의에 대한 이해가 희박했다. 20세기 많은 세계 지식인들도 그러했듯, 사회주의 내지 공산주의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막상 북한으로 돌아간 재일 조선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매우 열악한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았다. 김일성 전체주의 독재 체제는 이들이 조금이라도 김일성 정권에 불리한 말을 하면 반동으로 몰아 숙청했다.

귀국할 때 가지고 온 재산은 모두 몰수하고, 일부는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갔다. 가족 전체가 척박한 지방으로 추방되는 일도 속출했다.

재일 조선인과 결혼한 일본인 아내들, 그 자녀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들 중 일부는 일본으로 다시 탈출한 후 북한 정권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재일 조선인을 포함한 일본인 아내들과 그 자녀들은 생사도 알 수 없는 처지다.

DVD는 <북조선 귀국사업이란 무엇이었는가?>라는 제목으로 해당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 양심적 지식인의 하나인 저술가 미우라 코타로 씨가 해설을 감수하고, 관련 인권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온 야마시타 시게코 씨 등이 출연해 증언한다. 정가 1500엔. / 사진 = 야마시타 시게코 페이스북

일본 시민사회와 양심적 지식인들은 이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이들 역시 북한 체제 피해자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한일 관계의 역사적 특수성으로 인해 이 문제는 한국에서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특히 김일성 갓끈 전술에 따라 한미일 관계를 파탄 내자는 세력이 집권할 때마다 한국에서는 철 지난 반일 종족주의

가 기승을 부렸다. 평양에서 먼저 위안부 문제가 제기된 후 한국에서도 종북 세력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위안부 문제를 이슈화했다. 같은 세력은 끈질기게 일제 시대 징용 피해자 문제 등은 제기해도, 북한 정권 치부가 될 인권 문제들은 철저히 외면해왔다.

그러나 인권 문제는 이념과 체제를 우선하는 것이다.

그리고 일본이 전후 배상과 사과를 수없이 거듭한 것과 달리, 북한은 삼대 세습 정권을 거치면서도 단 한 번도 자신들이 저지른 인권 만행과 범죄적 약탈 행위에 대해 사과 및 배상을 한 적이 없다.

고향 땅과 집, 가족을 두고 내려온 실향민 1세대들의 고통, 탈북자들의 고통,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김일성 전체주의 체제에 대한 순진한 오판으로 북송선을 탔던 재일 조선인 및 그 일본인 배우자 등의 인권 침해 문제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반드시 정확한 진실이 규명되고, 합당한 처리가 있어야 한다.

인권 문제는 체제나 이념 문제가 아니다. 25년 간 북한과 조총련이 주도한 북송선 사업으로 인해 북한으로 돌아간 재일 조선인들 특히 일본인 처와 자식들이 겪은 참상에 대해 한국 정부도 관심 가져야 한다.생사도 알 수 없게 된 딸과 손주들을 그리는 일본인 가족들의 피해를 외면하면 한국 정부도 북한 정부와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다

이 문제가 온전히 해결되지 않는 한, 한반도 통일 및 동북아의 공동 번영과 안정은 결코 기대할 수 없다.

북한 정권이 나서지 않으면 한국 정부라도 먼저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현재 한국 정부는 북한 인권법 시행조차 9년째 가로막고 있는 민주당 정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집권하자마자 대북 방송부터 중지시켰다. 역대 가장 종북적이라고 평가받는 문재인 정부도 중단하지 않았던 국정원 방송까지 중지시켰다.

이러한 행보는 현 정부 역시 전임 민주당 정부들과 마찬가지로 무수한 북한 인권 피해자들의 생명이나 진실보다 김정은 독재 정권 비위 맞추기에만 포커스를 두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해석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첫 방문 국가로 일본을 찾았다. 한일 관계 역시 미래지향적으로 모색하자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법무부 장관부터 '죽창 들고 반일'을 외치는 시대착오적인 저질 반일 선동을 일삼던 문재인 정부에 비하면 일단 긍정적이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자유와 인권, 시장 경제를 중시하는 서구 주요 국가인 일본과의 관계를 문 정부 때처럼 대결과 증오 일변도로 끌고 가지는 않겠다는 시그널로 읽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가 진심으로 미래지향적 상호발전 한일 관계 노선을 택하려면, 이 조총련 북송선 문제부터 철저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조총련에 속아 북송선을 탔다가 약속과 달리 끔찍한 상황에 처한 무수한 재일 조선인들과 그 일본인 처와 자식들, 일본에 남은 다른 가족들 역시 북한 체제의 희생자다. 이들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전수 조사와 지원에 적극 나서고, 북한 당국에도 이에 대한 책임있는 해명과 사과, 배상을 요구해야 한다.

상호 역사적 반성과 화해 없이 진정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의 정립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와 시민 사회 역시 이에 대해 한국 정부에 보다 적극적으로 입장을 전달하고, 국제사회와 연대해 이 문제를 더욱 공론화해야 한다.

프리덤 조선은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보도할 것이다. 또한 한국 및 미국, 독일 기타 각국에 있는 3.1운동 단체 관계자들과도 연대해 이 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지속적으로 촉구할 것이다.

이 글로벌 페스티벌 2025은 일본 외무성 및 독립행정법인 국제협력기구(JICA), 특정 비영리활동법인 국제협력 NGO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한다.

또한 일본 내각부와 총무성, 재무성, 문부과학성, 후생노동성, 법무부 출입국 재류관리청, NHK, 일본경제단체협의회, 환경성, 방위성, 도쿄도, 신주쿠구, UN Women 일본 사무소, 유엔난민고등판무관 주일 사무소, 유니세프 도쿄 사무소, OECD 도쿄 센터 등 일본 내각 부처 상당수와 국제 기구가 후원한다.

정확한 후원 단체 및 행사 현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gfjapan2025.jp/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