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이란은 24일(현지시간) 무력 충돌을 중단하기로 전격 합의했으며, 이란의 핵협상 행보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란 정권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에 대응하지 못하며 내부 지지가 약화되고 있다. 중동 안정을 위한 핵협상 타결을 요구하는 국제적 압박도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종전 시간표를 제시하며, 합의가 성사되면 이란 핵프로그램의 존폐를 결정하는 핵협상이 다음 단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지난 4월부터 미국과 간접 핵협상을 했으나, 우라늄 농축 문제를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이란 6차 회담 이틀 전인 13일 이란을 공습했다. 미국은 22일 벙커버스터 폭탄으로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핵시설 3곳을 타격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의 원심분리기 등 핵시설이 폭격으로 크게 손상됐다고 추정했다.
핵협상이 핵프로그램과 제재를 맞바꾸는 구조인 만큼, 공습으로 핵능력이 약화된 이란은 협상에서 더 많은 양보를 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 외무부는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등 모든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란은 체제 유지를 위해 협상을 거부하고 비밀 핵프로그램을 재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과거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핵폐기 후 몰락한 사례를 들어, 이란이 김정은의 ‘북한 모델’을 따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란은 포르도 핵단지가 폭격당하자 농축 우라늄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고 주장했다.
이란원자력청(AEOI)은 “핵산업은 계속될 것이며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핵프로그램이 몇 년 퇴보했더라도 기술과 역량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핵프로그램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정점으로 한 신정일치 체제의 명운과 직결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위협에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면 체제 존립이 위태로울 수 있다.
하메네이는 미국과의 협상 여부와 핵프로그램 포기 범위를 결정해야 한다. 경제난은 주요 변수다.
작년 대선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내세워 당선됐다.
이란 경제는 2015년 핵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로 돌파구를 찾았으나,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의 파기로 무산됐다.
트럼프와의 재협상은 이란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란 정권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세로 추락한 권위를 회복하면서 경제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난제에 직면했다.
정권 교체 강경론은 약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권 교체는 혼돈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예루살렘포스트(Jerusalem Post)는 “이란 정권 붕괴 시 대안 세력이 없어 내전 등 혼란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와이넷(Ynet)은 1953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모하마드 모사데그 총리를 축출한 쿠데타가 반서방 정서를 키워 1979년 이슬람혁명으로 이어진 사례를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