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화상 보고하는 그로시 IAEA 사무총장.(사진=연합뉴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파엘 그로시는 13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이스라엘의 이란 나탄즈 핵시설 공습으로 지상 시험용 농축 시설이 파괴됐다고 보고했다.
이란의 요청으로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이란과 이스라엘 대표는 상호 비난하며 설전을 벌였다.
그로시는 나탄즈 지하 농축 시설은 공격 징후가 없으나 전력망 피해로 원심분리기 손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나탄즈 내부에서 방사능 및 화학 오염이 발생했으나 방사선 보호 조치로 관리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나탄즈 핵시설은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으로, 무기급 고농축 우라늄 생산 의혹을 받아왔다.
2002년 반정부단체 폭로로 알려진 이 시설은 IAEA 사찰을 받아왔으며, 이스라엘의 주요 공격 대상이었다.
그로시는 이란 당국이 포르도 연료 농축 시설과 이스파한 시설도 공격받았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이들 시설 주변 군사 활동 정보만 있으며 추가 정보는 없다”며 “핵 시설은 결코 공격 대상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IAEA는 전문가 파견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이란 대표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대사는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하며 야만적 공격을 감행했다”며 “미국의 정보·정치적 지원 아래 78명이 사망하고 32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고 규탄했다.
이어 “이는 유엔 헌장, IAEA 권위(나탄즈 핵시설을 감시하는)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안보리 발언하는 이스라엘 대사.(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 대표 대니 다논 주유엔 대사는 “이란의 핵확산 금지 위반에 유엔이 침묵했다”며 “이번 공격은 국가보존을 위한 불가피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 정권은 중동을 넘어 글로벌 안보를 위협하는 전쟁을 준비했다”며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스라엘 - 이란 무력충돌
이란이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자국 핵시설에 피해를 본 데 대한 보복으로 미사일을 대량 발사하는 대규모 공습을 벌이며 양측에서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국은 중동 평화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맥코이 피트 국무부 국제기구담당국 선임 당국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의 전쟁 실책을 피하고 안전한 평화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대사는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과 포괄적 세이프가드(IAEA 검증활동)를 준수했음에도 서방이 반이란 히스테리를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한국의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북한과 이웃한 국가로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 확장에 우려한다”며 “강력한 합의와 외교적 해결로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