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연재] 한국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보는 문학의 힘 1 “왜 북한판 <달이 지다>와 한국의 솔제니친이 필요한가?”

- 한국 문학에 절실한 건 북한 동포 해방을 위한 자유 통일 문학 흐름
- 데이비드 맥스웰, ‘북한판 <달이 지다> 같은 문학 작품 절실’
- 솔제니친, 조지 오웰, 빅터 프랭클 등 위대한 지성의 업적과 충고 새겨야

이유준 승인 2024.10.11 14:53 의견 0

한국 소설가 한강이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기사가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노벨상의 역사와 세계적 상징성을 고려하면 한국인의 수상은 우선 축하할 일이다. ​

이 소식을 계기로 최근 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 태평양 전략센터 연구원이 UPI에 기고한 <소설의 힘 : 왜 북한에 '달이 지다'가 필요한가? (The power of fiction: Why North Korea needs its own 'Moon is Down') >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맥스웰은 위 기고에서 "우리가 역사를 통해 보았듯 문학은 마음과 생각을 바꿀 힘이 있다. 북한의 경우 그것은 국가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결과는 통일 대한민국(UROK : United Republic of Korea)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점령군에 맞선 주민 저항을 그린 존 스타인벡의 단편 <달이 지다>

대다수 한국 독자는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 혹은 <생쥐와 인간>은 들어봤어도, 2차 세계 대전 중에 쓴 그의 작품은 알지 못한다.

스타인벡은 세계 대전 동안 영국과 이탈리아에서 전쟁 특파원으로 근무했다. 전쟁 중에 쓴 그의 글은 픽션과 논픽션을 불문하고 대부분 직접 경험 및 관찰을 통해 나온 것이다.

1942년에 출간된 그의 짧은 고전 <달이 지다> 역시 마찬가지다. 시민의 저항과 회복력을 다룬 매우 중요한 단편 소설이다. 특히 압제에 처한 이들에게 울림이 큰 작품이다.

소설의 배경은 이름 없는 북유럽 국가의 한 마을이다. 나치 독일의 침략을 연상하게 하는 점령군에 맞서는 주민들의 이야기다.

스타인벡은 점령군의 침략이나 전투 장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하지는 않는다. 그보다 마을 사람들이 점령을 대처하는 방식과 저항 운동 내부의 사회적 역학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주민들 스스로 갈등을 극복하고, 진지한 대의 앞에 수렴되는 과정을 효과적으로 묘사한다.

사진 1. "침략당한 모든 사람은 저항하길 원한다(ALL INVADED PEOPLE WANT TO RESIST)": 존 스타인벡의 <달이 진다(STEINBECK’S THE MOON IS DOWN)>


맥스웰은 한반도 및 동북아 전문가다. 특히 안보와 전쟁을 집중 연구했다. 미 육군 특수 부대 예편 후에도 조지타운 대학교 안보 연구 프로그램 부소장을 역임하며 북한 인권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북핵 문제 해결과 역내 안정을 위해 자유 통일 한반도 현실화가 중요함을 진작부터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안보 전문가가 군사적 관점이 아니라 문학에 주목해 존 스타인벡의 <달이 지다(The Moon is Down)>을 거론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다음은 맥스웰의 9월 23일 자 UPI 기고 요약이다.

■ 데이비드 맥스웰, "북한판 <달이 지다>와 같은 문학 작품 절실"​

제2차 세계 대전 중 유명한 미국 작가 존 스타인벡은 미국 전략 서비스국의 윌리엄 J. 도노반 장군의 요청으로 단편 소설 <달이 지다(The Moon is Down)>를 썼다.

이 소설은 유럽에서 나치 점령에 대한 저항을 고취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비밀리에 배포되었고, 지하 저항 운동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도움이 되었다.​

오늘날 북한은 유사한 억압 정권에 직면해 있으며, 비슷한 문학 작품은 북한 주민들이 보편적 인권인 자기 결정권을 추구할 힘을 실어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김가 왕조는 잔혹한 억압, 고립, 세뇌를 결합해 철저히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70년 이상 북한 주민들은 외부 세계와 단절되어 끊임없는 선전에 시달려 왔다.​

그 결과 많은 사람이 기존 체제에 대한 대안을 상상하거나 이에 맞서 행동할 지식과 영감이 부족하다. 문학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북한 문화와 상황을 잘 아는 북한 작가가 쓴 <달이 지다>의 정신을 담은 소설은 다음과 같은 심오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사진 2. 데이비드 맥스웰 기고, <문학의 힘 : 왜 북한판 '달이 지다'가 필요한가?>


1. 저항을 위한 프레임워크 제공 : 많은 북한 주민은 변화를 원하지만, 저항하는 방법에 대한 실질적인 지식이 부족할 수 있다. 소설은 북한 상황에 맞게 조정된 비폭력 저항과 집단행동 방법을 보여줄 수 있다.

2 희망과 영감 제공 : 실제 북한 지역에서 억압에 맞서 싸우는 인물을 묘사함으로써 용기를 북돋우고, 전능해 보이는 정권에 맞서 변화가 가능함을 보여줄 수 있다.

3. 정권의 선전에 대응 : 소설은 정권의 주장을 은유적으로 반박하면서도 공공연한 정치적 성명보다 더 수용 가능하고, 덜 위험한 방식으로 정권의 거짓말을 폭로할 수 있다.

4. 권리와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 : 소설은 줄거리와 등장인물을 통해 통일 과정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인권, 민주적 거버넌스, 토지 소유권 및 자기결정과 같은 개념을 소개할 수 있다.

5. 이해의 공유 기반 조성 : 널리 읽히는 글은 공통의 참고 사항과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잠재적으로 사람들이 변화에 대한 열망을 통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정은 체제 이후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소설은 자유롭고 통일된 한국의 삶에 대한 청사진을 제공하고,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열망을 안겨줄 것이다. ​

이러한 작품의 영향력은 현대 기술과 정보 전파를 통해 증폭될 수 있다. 북한으로 밀반입된 실제 책도 역할을 할 수 있고, USB 드라이브, SD 카드 및 기타 디지털 수단을 통해 공유될 수도 있다. 라디오 방송, 팟캐스트 또는 국경을 넘어 반입될 수 있는 K-드라마 같은 비디오 형식으로 각색 및 연재될 수도 있다.

■ "탈북 작가가 직접 쓰는 게 중요...진정성 있는 개인적 경험과 폭넓은 성찰 필수"

​중요한 것은 이 소설은 북한 작가가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적으로는 정권에서 탈출하여 개인적인 경험과 더 넓은 관점에서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여러 이유로 이러한 진정성이 필수다.

​1. 문화적 공감: 북한 출신 작가는 북한 주민의 경험, 가치, 열망을 진정으로 표현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2. 신뢰성: 독자(북한 주민)들이 외국의 선전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일원이 직접 쓴 이야기를 더 신뢰하고 공감할 가능성이 높다.

3. 세부 정보의 정확성: 북한에서 실제 생활을 경험한 작가는 이야기를 더욱 믿을 만하고 인상 깊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진짜 세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4. 감정적 연결: 북한 출신 작가는 공유하고 있는 문화적 요소와 집단적 경험을 활용하여 더 깊은 감정적 공감을 만들어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작가를 식별하고 지원하는 데 있다. 누가 ‘(김씨 버전의) 존 스타인벡’일 수 있을까? 김일성에 도전하는 소설을 쓴 도명학 씨일까?

북한 난민과 함께 일하는 조직은 이러한 노력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 그들은 탈북자 커뮤니티에서 재능 있는 작가를 찾아내고, 그들에게 자료와 지원을 제공하고, 완성된 작품을 북한으로 다시 배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위와 같이 맥스웰은 "북한 출신 작가가 직접 겪은 삶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이 북한 주민으로 하여금 더 깊은 신뢰와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임을 강조하며, 딱딱한 정책과 다른 부드러운 문학 - 문화의 힘과 같은 소프트 파워가 향후 한반도 자유 통일을 위한 기반 조성에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음을 지적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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