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하는 이재명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6일 전북 군산시 구 시청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6·3 대선을 보름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여론조사 우세에도 낙관론을 경계하며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재명 대선 후보와 당 선거대책위원회는 방심을 경고하며 신변 위협과 국민의힘의 결집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 더불어민주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선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으나, 지지율 우세에 안주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25년 5월 초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45~50%로, 김문수 후보(30~35%)를 10~15%포인트 앞섰지만, 최근 격차가 5~10%포인트로 좁혀진 조사도 나타났다.

민주당은 이러한 추세를 “샤이 국민의힘” 유권자의 결집과 투표율 변수로 보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전북 전주에서 국악인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골프하고 선거는 고개를 쳐들면 진다고 하지 않느냐”며 “겸손한 마음과 절박한 심정으로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께서 우리가 국정을 맡도록 허용할지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며 “선거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고, 목표는 한 표라도 이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전주 간담회에서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전북의 문화산업 육성 방안을 논의하며 표심을 공략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최근 지지율 격차 축소를 경계하며 방심 금지를 강조했다.

천준호 전략본부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판세를 낙관적으로 전망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공표된 조사 결과에 실제 투표율을 대입하면 지지율 격차는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2024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국민의힘 후보 단일화 과정의 내홍이 “샤이 국민의힘” 유권자의 결집을 유발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천 본부장은 “국민의힘의 재결집 정황이 포착된다”며 당원들에게 긴장 유지를 당부했다.

박찬대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양 진영의 유권자들이 결집하고 있다”며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방심은 절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득표율 목표치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천준호 본부장은 “선거 기간 변수가 많아 목표 득표치를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선대위는 끝까지 목표치를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지율 우세에 도취했다는 인상을 피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구호로 시작하는 민주당 중앙선대위 회의

16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인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선대위원장들이 승리를 다짐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의 신변 위협을 돌발 변수로 보고 안전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다음 주 초부터 이 후보의 유세 연단에 좌우 양면을 막는 방탄 유리막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 후보는 이미 유세 현장에서 방탄복을 착용하고, 일반 시민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다.

당내에는 경찰 출신 임호선 의원이 안전실장으로 있는 ‘테러 대응 TF’를 구성해 경호를 강화했다.

민주당은 집권 이후 인사 논의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뒤 탈당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총리 기용설에 대해 “선거 중인데 그런 고민을 하겠느냐”며 “특정 인사를 특정 직책에 두겠다는 생각은 아직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외연 확장을 위해 보수 인사 영입 가능성은 열어뒀다.

강훈식 종합상황실장은 “계엄과 내란을 일으킨 세력에 대한 심판 원칙을 지킨다면 누구와도 함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미 윤여준 총괄선대위원장, 이석연 공동선대위원장 등 보수 인사를 선대위에 포함했으며, 국민의힘을 탈당한 무소속 김상욱 의원이 이날 유세에서 이재명 지지 발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