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정명훈.대구콘서트하우스 제공

한국 지휘자 정명훈이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의 음악감독으로 선임됐다.

247년 역사상 아시아인 최초로 이 권위 있는 직책을 맡은 정명훈은 2027년부터 리카르도 샤이를 이어 지휘봉을 잡는다.

라 스칼라 극장은 세계 성악가의 꿈의 무대로, 정명훈의 선임은 한국 음악계의 글로벌 위상을 보여준다.

라 스칼라 극장은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정명훈은 오랜 협업과 탁월한 음악적 업적으로 음악감독에 적임”이라고 밝혔다.

극장 관계자는 “그의 예술적 비전과 리더십은 라 스칼라의 전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명훈은 “라 스칼라와의 긴 여정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음악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명훈은 1974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공동 2위로 주목받으며 음악가 경력을 시작했다.

1978년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부지휘자로 지휘를 시작한 그는 1980년대 유럽 무대로 진출했다.

독일 자르브뤼켄방송교향악단 음악감독, 프랑스 국립 바스티유 오페라단 음악감독 등을 역임하며 세계적 명성을 쌓았다.

라 스칼라 극장과는 1989년부터 깊은 인연을 맺었다.

그는 9차례 오페라 프로덕션을 맡아 84회 공연과 141회 콘서트를 지휘했으며, 이는 역대 비음악감독 지휘자 중 최다 기록이다.

2016년 러시아 볼쇼이 극장에서 베르디의 ‘시몬 보카네그라’를 지휘하며 라 스칼라 해외 투어를 이끌었다.

2023년에는 라 스칼라 필하모닉의 첫 명예 지휘자로 추대됐다.

현재 정명훈은 독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수석 객원지휘자, 파리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명예 음악감독, KBS교향악단 계관 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그의 라 스칼라 음악감독 선임은 한국 예술의 글로벌 영향력을 보여주며,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