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협상을 제안하며 오는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회담을 재개하자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당국에 오는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협상을 재개할 것을 제안한다”며 전쟁 원인을 제거하고 장기 평화를 목표한다고 강조했다.
지지부진한 휴전 협상에 전기가 마련될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반응에 관심이 쏠린다.
푸틴의 제안은 72시간 전승절 휴전 종료 직후 새벽에 이뤄졌다.
전승절 기간 양측은 적대 행위를 멈추지 않고 비난을 주고받았으나 푸틴은 돌연 협상 의지를 밝혔다.
크렘린궁 대변인 페스코프는 “30일 휴전안에 대해 숙고해 봐야 한다”며 서방의 제안에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기자회견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유럽 4개국 정상.(사진=연합뉴스)
유럽과 미국의 전방위 압박이 푸틴의 태도 변화 배경으로 분석된다.
지난 10일 영국 프랑스 독일 폴란드 정상이 키이우를 방문해 “12일부터 30일간 육해공에서 모두 휴전하라”고 촉구하며 제재 강화를 경고했다.
5개국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에서 조건 없는 휴전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바티칸에서 젤렌스키를 독대한 후 “너무 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며 러시아에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달 8일 “미국은 30일간의 조건 없는 휴전을 요구한다”며 “휴전이 존중되지 않으면 더 많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밴스 부통령도 평화 중재 중단을 언급하며 압박을 더했다.
푸틴은 2022년 이스탄불 협상 결렬의 책임을 우크라이나와 서방에 돌리며 “새로운 휴전 진정한 휴전에 합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22년 합의안 초안은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와 군사 제한을 포함했으나 크림반도 등 러시아 점령지 논의는 미뤄졌다.
현재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점령지 문제가 협상의 핵심 쟁점이다.
푸틴의 협상 제안에 대한 진정성 논란도 제기된다. 과거 부활절 30시간 휴전과 전승절 72시간 휴전은 양측 교전으로 유명무실했으며 시간끌기 전략으로 해석되었다.
푸틴은 서방의 30일 휴전안에는 침묵하며 2022년 협상 재개를 강조해 의도를 의심받는다.
푸틴은 북한의 군사 지원을 등에 업고 쿠르스크 지역을 수복하며 전장에서 우세를 점하고 있다.
그는 북한군 특수부대의 헌신을 평가하며 러시아-북한 협력을 강조했다.
푸틴의 협상 제안은 국제사회 비난을 피하고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