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모든 국가에 '10%+α' 상호관세 발표…한국에 25% 부과.(사진=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하며 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FTA로 누리던 무관세 혜택이 사라지며 심각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며,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제조업 생산 기지 이전과 고용·소비의 연쇄 충격을 우려하고 있다.

기자들과 만난 정의선 현대차 회장·장재훈 부회장·송호성 기아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왼쪽부터),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열린 HMGMA 준공식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미 수출과 시장 충격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한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포함한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이는 중국(34%), 베트남(46%), 대만(32%)보다 낮지만 무관세였던 한국엔 큰 부담이다.

FTA 체결국인 캐나다와 멕시코가 제외된 것과 달리 한국이 포함되며 수출 경쟁력이 약화됐고,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68.43포인트(2.73%) 급락한 2,437.43으로, 원/달러 환율은 4.4원 상승한 1,471.0원으로 출발하며 시장 불안이 커졌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대미 수출 비중은 전체의 20%에 달하며, 반도체·자동차 등 주력 품목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미국 조지아주 공장을 본격 가동했고, SK온은 배터리 생산 라인을 미국 전용으로 전환하며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신원규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미국 내 생산자와의 경쟁이 심화되며 관세율 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호관세 대책 논의하는 경제수장들
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상목 부총리.(사진=연합뉴스)


◆ 협상 과제와 리더십 공백

미국은 30개월 이상의 쇠고기 수입 제한 등 비관세 장벽 해소를 요구하며 협상 우위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3 비상계엄과 국회의 무더기 탄핵소추로 국가 리더십이 흔들리며 협상력이 약화된 상황이다.

4일 헌재 선고로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되거나 복귀하더라도 정치적 혼란이 불가피해 당분간 대미 협상에 집중하기 어렵다.

최상목 부총리는 이날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에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며 “과도한 변동 시 모든 안정 조치를 즉각 시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김태황 명지대 교수는 “대통령 부재 속에서 유럽과 중국의 대응을 참고하며 협상에 나서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미 대미 협상 태스크포스를 구성했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 관세 부과, 증시 영향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한국에 25%의 상호관세 세율을 적용한 가운데 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68.43p(2.73%) 내린 2,437.43으로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4.4원 오른 1,471.0원으로, 코스닥은 14.10p(2.06%) 내린 670.75로 개장했다.(사진=연합뉴스)


◆ 재정 한계와 경제 위기

한국 경제는 소매판매가 역대 최장 부진을 기록하고, 건설업 불황으로 고용이 위축되는 등 악재가 겹쳤다.

JP모건은 미국발 관세 충격을 반영해 한국 성장률 전망을 1.2%에서 0.9%로,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1.0%에서 0.9%로 낮췄으며, HSBC(1.7%→1.4%), S&P(2.0%→1.2%) 등도 하향 조정했다.

재정 여력은 2년째 세수 펑크와 고소득·대기업 감세로 부족하며, 10조원 추경 논의는 지역화폐 등 이견으로 지연 중이다.

고율 관세로 제조업이 미국으로 이전하면 생산 감소와 일자리 축소가 현실화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관세 충격이 수출 감소로 이어지면 GDP의 1% 이상 손실이 예상된다”며 우려를 표했고, 재정건전성 악화로 정부의 대응 능력이 한계에 부딪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