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트럼프 (2018년).(사진=연합뉴스)

북한은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보낸 대화 재개 친서 수령을 거부하며 북미 대화 재개에 난항을 예고했다.

미국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익명의 고위급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2018~2019년 북미 정상회담의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친서를 작성했으나, 뉴욕 맨해튼 주유엔 북한대표부 외교관들이 이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NK뉴스는 미 국무부가 “잠재적 외교 대화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며 백악관에 문의를 권했으나, 백악관도 답변을 회피했다고 전했다.

익명의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워싱턴에 장기간 무반응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친서 거부가 놀랍지 않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거부 배경에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김정은은 2018~2019년보다 트럼프를 덜 필요로 한다”며, “북한은 대화에 관심이 있지만, 2019년 트럼프가 거부한 협상보다 미국에 덜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세종연구소 피터 워드는 과거 백악관이 트럼프와 김정은의 친서를 공개한 것이 북한의 우려를 낳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문서 흔적을 남기는 데 신중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와 김정은(2019년).(사진=연합뉴스)


탈북민 출신 류현우 전 주쿠웨이트북한대사관 대사대리는 “김정은은 트럼프가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알기 전엔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으로 러시아와 밀착한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진전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싱가포르, 2019년 베트남, 2019년 판문점에서 세 차례 만나 비핵화 논의를 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이번 친서 거부는 북러 관계 강화와 북한의 전략적 계산 속에서 북미 대화 재개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