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장 키릴로 부다노우는 9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북한에 이란제 자폭 드론(무인항공기) 제조 기술을 이전해 북한 영토에서 드론 생산 능력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군사매체 워존(TWZ)은 부다노우가 지난 7일 인터뷰에서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 북한 영토에서 ‘가르피야’와 ‘게란’ 유형의 드론 생산 능력을 구축하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부다노우는 “이는 분명히 남북한 간 역내 군사적 균형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르피야는 러시아가 중국산 엔진과 부품으로 생산하는 공격용 드론이며, 게란은 이란제 샤헤드-136 드론의 러시아 버전이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샤헤드-136을 대거 도입해 공습에 활용했으며, 현재 러시아 내에서 이 드론을 자체 생산 중이다.
TWZ는 북한이 샤헤드 드론을 보유하면 남한 내 어느 목표든 대규모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며, “드론은 남한의 공중 방어를 무력화시켜 다른 무기의 공격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장.(사진=연합뉴스)
부다노우는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KN-23의 성능도 러시아 지원으로 크게 향상됐다고 밝혔다. 그는 “(KN-23 탄도미사일이) 러시아에 이전되기 시작했을 때는 몇몇 ㎞의 오차를 보이며 비행했지만, 이제는 정확히 목표물을 타격하고 있다”며, 이는 러시아와 북한 전문가들의 공동 연구 결과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KN-23을 사용한 바 있다.
그는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잠수함에 적용되는 특정 기술,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에도 적용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한, 부다노우는 우크라이나군이 한때 점령했던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현재 북한군 1만1천여명이 주둔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부다노우는 러시아 안보 수장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최근 북한을 방문해 ‘북한 노동자 러시아 파견’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들 노동자 중 일부가 러시아 국방부와 계약해 러시아군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은 한반도 안보와 국제 제재 체제를 위협하는 행보로, 지역 내 긴장을 고조시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