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연합뉴스)

수백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백현동 개발업자 정바울(69)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이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정 회장이 성남알앤디PFV에서 업무상 배임죄를 저지르고, 아시아디벨로퍼와 지에스씨파트너스, 영림종합건설에서 횡령죄를 범한 사실을 유죄로 인정했으나, 다른 주요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정 회장이 지에스씨파트너스를 분양대행 업체로 선정해 96억 원을 취득하고 공사 재하도급 과정에서 단가를 부풀려 156억 원을 챙긴 혐의는 증거 부족으로 무죄로 봤으며, 아내가 이사장인 비영리법인에 50억 원을 기부금 명목으로 보낸 행위도 "사업 이익에 비춰 적정하고 주주 동의가 있었다"며 무죄로 결론지었다.

정 회장은 백현동 개발 사업 시행사 성남알앤디PFV의 최대 주주로, 총 480억 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중 77억 원은 백현동 인허가 알선 대가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으나, 재판부는 "알선증재는 처벌 규정이 없고 불법 영득 의사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김인섭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알선수재 혐의로 징역 5년과 추징금 63억5천700여만 원을 확정받았으나, 정 회장의 경우 직접적 불법 행위가 인정되지 않아 대조적인 결과가 나왔다.

백현동 개발 사업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아파트로 개발한 프로젝트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정 회장은 김인섭을 통해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 정진상에게 인허가 청탁을 전달했으며, 이재명 대표와 정진상은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배제해 공사에 200억 원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 혐의로 별도 재판을 받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수백억 원대 혐의에 집행유예는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이번 판결이 논란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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