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9월 13일 러시아에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의 올해 러시아 방문이 준비되고 있다고 안드레이 루덴코 외무차관이 지난 27일 밝혔다.
러시아 타스와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루덴코 외무차관은 이날 ‘러시아와 인도-양국 관계를 위한 새로운 의제를 위해’ 콘퍼런스에서 기자들에게 이 사실을 확인했다.
루덴코 외무차관은 "북한 김정은이 올해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방문 내용, 시기, 프로그램에 대해 협상 중이며, 합의가 되면 이를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2주 전 북한을 방문해 최선희(외무상)와 만나며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러시아 외무부도 루덴코 외무차관의 방북 당시 ‘최고위급 접촉’을 논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지난 21일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평양에서 북한 김정은을 만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로 인해 북·러 정상회담 시기가 조율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 2023년 10월 18일 북한을 찾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사진=연합뉴스)
루덴코 외무차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의 올해 평양 방문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북한과 전략적 대화를 이어가기 위한 것"이라며 "지난해 11월 최선희(외무상)가 모스크바를 방문하며 시작된 전통을 잇는 차례"라고 설명했다.
북한 김정은은 2019년과 2023년 러시아 극동 지역을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만난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오는 5월 9일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 참석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해 6월 푸틴 대통령은 평양 방문 중 북한 김정은에게 모스크바 방문을 초청했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24일 "아직 발표할 성명이 없다"고 확인을 거부했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 대사도 27일 리아노보스티 인터뷰에서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의 답변에 더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은 지난해 11월 북한 김정은을 만나 전승절 열병식에 북한군을 초청했고,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북한군 참여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 대사는 "현재까지 북한군이 모스크바 붉은광장 열병식에 참가할 준비 조치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북한과 협력을 강화해 왔다.
지난해 푸틴 대통령의 방북 중 체결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으로 관계가 한층 깊어졌다.
북한 김정은의 이번 방문이 성사되면 2023년 러시아 극동, 2024년 평양에 이어 3년 연속 북·러 정상회담이 열린다.
의제로는 북·러 협력 확대 외에 우크라이나 상황과 미·러 관계 개선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같은 날 러시아-인도 콘퍼런스에서 푸틴 대통령의 올해 인도 방문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