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를 맞아 불타는 드론.방위사업청
31일 연합뉴스는 르포기사 ‘쐈는지도 몰랐는데 불붙어 떨어지는 드론…레이저 격추 시연’를 보도했다.
이날 연합뉴스는 국방과학연구소가 드론을 상공에 띄운 후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Ⅰ으로 격추하는 시연을 중심으로 해 무기의 특성과 향후 개발 등을 보도했다.
다음은 연합뉴스 기사를 재편성한 것이다.
지난 30일 오후 3시, 맑은 하늘 아래 약 50㎝ 크기의 무인기(드론)가 떠올랐다. 이 드론은 시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DJI사의 '팬텀4' 기종으로, 몸체는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강렬한 햇빛 때문에 눈을 뜨기 힘들었으나, 오른손으로 해를 가린 채 두리번거리자 멀리서 불규칙하게 비행하는 드론이 어렴풋이 보였다.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Ⅰ.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ADD) 관계자는 "준비되셨죠"라고 말한 뒤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Ⅰ을 드론에 발사했다. 1초도 지나지 않아 어디서 레이저가 쏘였는지 확인할 수 없었으나, 드론은 불타면서 아래로 떨어졌다. 드론은 곧이어 지붕 위에 '퍽'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시연 후 ADD 관계자는 해당 무기가 약 1㎞ 떨어진 곳에서 작동했다고 밝혔다. 드론의 재질과 거리에 따라 필요한 레이저 조사 시간이 달라지지만 대부분의 경우 10초 안팎이면 격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국방부 기자단을 대상으로 충남 태안의 ADD 안흥시험장에서 레이저대공무기 시연회를 개최했다. 이 무기는 광섬유에서 생성한 레이저를 표적에 비춰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북한의 소형 무인기를 정밀 타격할 수 있다.
레이더로 탐색한 드론 궤적을 따라다니며 레이저를 발사해 섭씨 700도 이상의 열에너지를 가함으로써 표적을 태우는 원리이다. 1회 발사 비용은 약 2천 원 수준이라고 한다.
[그래픽]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Ⅰ 개요
방위사업청은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Ⅰ의 양산에 착수한다고 11일 밝혔다.
이 무기는 광섬유에서 생성한 레이저를 표적에 비춰 무력화하는 것으로, 북한의 소형 무인기 등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연합뉴스
시연 후 기자들은 직접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Ⅰ을 둘러보며 운용 방식을 살폈다. 발사장치는 컨테이너 크기의 녹갈색 박스 형태로 구성돼 있었다.
사격통제반장을 포함해 총 세 명의 요원이 발사장치 내부 제어실에서 무기를 운용한다. 요원들은 몇 초 내외의 체계반응시간을 위해 훈련받는다.
발사장치 위에는 카메라처럼 생긴 집속기가 설치되어 있었고 이는 주야간 표적을 추적해 조준할 수 있도록 전자광학 및 적외선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집속기는 사용하지 않을 때는 내부로 숨겨 일반 컨테이너처럼 위장할 수 있다.
냉각장치와 높이가 약 7m 되는 레이더 탐지장치는 에어컨 실외기를 연상케 하는 소음을 냈다.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Ⅰ은 작년 4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으며 지난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중으로 군에 인도돼 '대드론 무기'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는 한국군 최초의 정식 실전 배치 사례가 될 것이다.
블록-Ⅰ의 사거리는 약 2∼3㎞로 알려져 있으며 북한 드론 운용 고도와 일치한다고 한다. ADD 관계자는 향후 출력과 사거리를 향상한 블록-Ⅱ 개발 계획도 밝혔다.
또한 경량화 및 이동식 설계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