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동안 얼마나 컸나?'
서울 시내 초등학교가 개학을 시작한 지난 2015년 1월2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은석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의 키를 자로 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류 열풍으로 한국인의 외모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키 크고 비율 좋은 롱다리 민족”이라는 평가가 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은 지난 100년간 세계에서 가장 키가 많이 큰 민족 중 하나로, 서구 국가와 비교해도 중상위권에 속한다.
경제 성장과 영양 개선이 체격 향상을 이끌었으며, 이는 한국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사례다.
국가별 평균 신장 2024.(출처=세계인구리뷰)
◆ 조선시대 작은 키, 20세기 폭발적 성장
조선시대 한국인의 평균 키는 남성 161.1(±5.6)㎝, 여성 148.9(±4.6)㎝로, 서구 국가(스웨덴 169.6㎝, 미국 173.4㎝)보다 작았다.
서울대 황영일·신동훈 교수팀의 유골 분석에 따르면,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 키 변화는 미미했다. 반면, 20세기 산업화와 1960년대 영양 개선으로 키 성장이 가속화됐다.
세계인구리뷰(worldpopulationreview)에 따르면, 현재 한국 남성 키는 175.52㎝로 195개국 중 66위, 여성은 163.23㎝로 59위다.
동아시아·동남아시아에서 중국(남 175.66㎝, 여 163.46㎝)과 함께 가장 크다.
한국인 평균 키의 변화.(출처=산업통상자원부)
◆ 영양과 경제 발전, 체형의 서구화
한국인의 키 성장은 경제 성장과 밀접하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연구에 따르면, 1914~2014년 한국 여성 키는 20.1㎝(142.2㎝→162.3㎝), 남성은 15.1㎝ 증가해 세계 3위 성장폭을 기록했다.
농협 축산경제연구소는 1970년 5.2㎏이던 1인당 육류 소비량이 2015년 47.6㎏으로 9배 늘었고, 우유 소비는 1.6㎏에서 71.6㎏으로 44.8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가기술표준원의 1979~2021년 조사에서도 남성 키는 166.1㎝에서 172.5㎝, 여성은 154.3㎝에서 159.6㎝으로 커졌다.
하체 비율(남 43.7%→45.3%, 여 44.4%→45.8%)도 늘어 “롱다리” 체형으로 변했다. 그러나 두신 지수(7.27.3)와 머리 너비지수(0.840.89)는 동양인 특성을 유지한다.
우유가 최고예요!
세계 우유의 날을 기념해 지난 2012년 6월3일 서울 양천공원에서 낙농자조금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2012 도심 속 목장 나들이'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우유를 마시며 키를 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생활환경 변화와 건강한 성장 지원
키 성장에 따라 생활환경도 변했다.
영화관 좌석 폭은 1960년대 48㎝에서 2000년대 55㎝, 지하철 좌석은 1974년 43.5㎝에서 2017년 48㎝으로 확대됐다.
버스 내부 높이는 185㎝에서 2.1m 이상, 싱크대는 1995년 85㎝에서 2018년 89~90㎝으로 조정됐다.
2020년 개정된 학생용 책걸상 표준은 키 180㎝ 이상 학생(고등학생 11.8%)을 고려했다.
전문가들은 성장기 숙면(오후 10시 이전), 칼슘 1천mg 섭취, 고기·채소 균형 식단, 줄넘기 등 운동을 권장한다. 반면, 패스트푸드와 스마트기기 사용은 키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국인의 체격 향상은 경제 발전과 영양 개선의 결과물이다.
북한(남 174.69㎝, 여 161.22㎝)과 대비되는 한국의 성장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성과를 보여준다.
한류로 주목받는 한국인의 외모는 국가 위상을 높이는 상징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