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동행은?

지난해 9월27일 오후 서울 성균관대 경영관에서 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린 2024 성균한글백일장에서 학생이 글짓기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류 열풍으로 전 세계 한국어 사용 인구가 8천500만 명을 넘어섰다. K팝과 드라마의 글로벌 인기가 한국어를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언어 중 하나로 만들었다.

9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뉴스 댓글에서 한국어 사용 인구가 8천만 명을 돌파했다는 보도에 “남북한 외에 한국어를 쓰는 외국인이 있나”, “한국어가 세계적으로 많이 쓰이는 언어인가” 등의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어 사용자는 한국 5천100만 명, 북한 2천500만 명, 중국 260만 명, 미국 200만 명, 일본 80만 명, 캐나다 23만 명, 우즈베키스탄 18만 명, 카자흐스탄 10만 명, 러시아 15만 명, 호주 12만 명 등으로, 재외동포와 외국인 학습자를 포함해 최대 8천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제1언어로 한국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7천745만 명, 제2언어 포함 시 8천170만 명이다.

에스놀로그는 전 세계 7천여 언어 중 한국어를 모국어 사용자 기준 14위로 분류했다. 브리태니커는 2020년 기준 한국어를 24위로 기록했으며, 스태티스타는 20위 내외로 평가했다.

영어(14억5천600만 명), 중국 베이징 표준말(11억3천800만 명), 힌디어(6억 명), 스페인어(5억5천900만 명), 프랑스어(3억 명)가 상위 5위다.

한국어는 1980년대까지 외국인 학습 수요가 적었다. 1959년부터 1980년대 초반, 한국은 개발도상국으로 경제와 문화적 다양성이 낮아 한국어 학습 수요가 드물었다.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 재외동포 증가, 중국 등 공산권 국가와의 수교로 1980년대 중반부터 관심이 늘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2년 한일 월드컵, 정부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 정책으로 한국어 학습자가 급증했다.

슈가 LA 콘서트 개막

지난 2023년 5월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잉글우드 소파이 스타디움 기아 포럼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의 단독 콘서트를 찾은 팬들이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방탄소년단, ‘오징어 게임’ 등 한류 콘텐츠가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로 퍼지며 한국어 인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는 2010년 14만9천 명에서 2019년 37만 명으로 늘었다. 학문, 비즈니스 목적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도 증가했다.

세종학당은 2023년 88개국 256개소에서 21만6천 명이 한국어를 학습했다. 정부는 2027년까지 350개소로 확대해 수강생 50만 명을 목표로 한다.

일본(548개 학교), 태국(2만6천 명), 인도, 프랑스, 파라과이 등 24개국이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했다.

미국은 1997년 대입 시험에 한국어를 포함했으며, 프랑스는 2017년 대학 입시에, 파라과이는 2023년 중·고등학교 정규 과목으로 한국어를 추가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한류 팬은 2012년 926만 명에서 2023년 2억2천500만 명으로 급증했다.

중국(1억 명), 멕시코(2천780만 명), 태국(1천950만 명), 미국(1천67만 명)이 주요 한류 국가다. 한류 동호회의 68%는 K팝, 10%는 K드라마 관련이다.

한식, 한국 관광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다.

세종대왕도 놀랄 한국어 실력

지난해 5월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 2024년 외국인 받아쓰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정답판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듀오링고는 2022년 한국어를 7번째로 많이 학습된 언어로 꼽았다.

필리핀, 브루나이 등 4개국에서 한국어가 가장 많이 학습된 외국어였으며, 태국, 인도네시아, 파키스탄에서도 상위권이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의 2018년 백서에 따르면, 1990년 32개국 151개 대학에서 한국학 강좌를 운영했으나, 2017년 105개국 1천348개 대학으로 늘었다.

하버드대, 버클리대, 베이징 외국어대, 모스크바대, 시드니대 등이 한국어 및 한국학 과정을 운영한다.

BTS 페스타 찾은 글로벌 아미

일본에서 온 방탄소년단 팬(아미)들이 지난해 6월1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서 열린 '2024 FESTA'에서 기념품을 내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어는 배우기 어려운 언어로도 평가된다.

2017년 미국 외교연구원의 보고서는 한국어를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와 함께 가장 어려운 ‘카테고리 4’로 분류했다.

한글 문자 체계, 존댓말, 주어-목적어-동사 어순이 학습 난도를 높인다.

정부는 한국어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해외 한국어교육 지원센터를 신설하고, 현지 맞춤형 교재와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한다.

해외 교원 연수, 원어민 교사 파견, 현지 교원 양성 과정을 확대해 초·중등 한국어 교육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