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산불 최초 발화지서 합동 감식.(사진=연합뉴스)
경북 산불은 지난달 22일 의성군 안평면에서 시작해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5개 시·군을 휩쓸며 사망자 26명을 낸 역대 최악의 재난으로 기록됐다.
산림·수사 당국은 15일 합동 감식 결과를 발표하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의 원인을 성묘객의 실화로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당국은 현장 증거와 신고자 진술, 영상 자료를 종합 분석해 성묘객이 묘지에서 불을 낸 가능성을 가장 높게 판단했다고 전했다.
합동 감식에서 야산 주변에 논밭이나 민가가 멀리 떨어져 있고, 묘지로 이어지는 길이 등산로가 아니며, 당일 낙뢰 등 자연 발화 조건이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현장 조사 과정에서 라이터와 소주병 뚜껑 등 성묘객 실화로 의심되는 구체적인 증거물이 발견돼 감식에 결정적 단서가 됐다.
당국은 진화 헬리콥터 영상을 통해 묘지에서 시작된 불이 계곡의 강풍을 타고 야산 정상으로 급속히 번진 경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안계면 용기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은 농사폐기물 소각이 원인으로 추정되며, 별도 조사 결과로 확인됐다.
당국은 안평면과 안계면 산불의 원인과 경위를 정리한 정밀 감식보고서를 작성해 경북도와 의성군, 경찰, 소방에 공유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실화 행위의 구체적 경위를 밝히기 위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며 엄중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실화자 소환 계획을 밝히며 “기초조사를 마쳤고, 합동 감식 결과를 토대로 소환 일정을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안평면 괴산리 산불의 실화자로 지목된 A씨를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안계면 용기리 산불의 실화자로 지목된 마을 주민 B씨도 동일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와 B씨 중 일부는 혐의를 부인하며 경찰의 추가 조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과 산림 당국은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의성군 안평면과 안계면에서 합동 감식을 벌여 원인을 규명했다.
경북 산불은 발생 1주일 만에 진화됐으나, 지역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긴 전례 없는 피해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