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북한군, 미군파워에 염전사상 만연

-김정은은 전쟁열을 고취하는 반면 북한군의 전투사기와 전쟁열기는 오히려 식어가고 있어
- 50-70년대에 출생한 세대와 80년대 이후에 출생한 세대는 전쟁관 자체가 달라
- 장마당세대는 미국과 한국의 군사력 및 경제력에 대한 폭넓은 정보 취득해 전쟁 발발 시 북한은 반드시 패망한다고 생각

장세율 승인 2024.03.17 14:53 | 최종 수정 2024.03.17 17:29 의견 0
김정은, 북한군 기동훈련 참관.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이 핵무기를 비롯한 전략무기 개발로 전쟁 열을 고취하는 강경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실지 전쟁을 치룰 인민군의 전투 사기와 전쟁 열기는 오히려 식어가고 있는 것으로 감지된다.

올해 연초 김정은은 최고인민위원회 시정연설에서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으로 간주하며 헌법에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 평정, 수복하고 공화국 영역에 편입시키는 문제”를 반영할 것이라는 전쟁 의지를 노골적으로 과시한 바 있다.

김정은이 무력통일 의지를 천명한데 이어 북한의 조선중앙TV에 출현한 주민들과 군인들은 “최고사령관 김정은의 총 진군 령이 내려진다면 단숨에 대한민국을 점령할 불타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선전했다.

하지만 프리덤조선과 연계한 북-중 경계근무 담당 국경경비 군인들과 평안북도 8군단, 함경북도 9군단 산하 군인들 증언에 따르면 정부의 의지와는 다르게 군인들의 전쟁 심리는 위축된 상태라고 한다.

현재 "장마당세대"가 주력인 북한인민군 군인들이 생각하는 전쟁에는 살기 위한 전쟁, 살아 남을 수 있는 전쟁, 그 자체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현대판 군인들”은 북한의 장마당 세대로 외부정보, 특히 미국과 대한민국의 정보를 너무 잘 아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국이나 미국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최첨단 무기기술체계를 갖춘 미군의 군사적 경제적 파워를 너무 잘 아는 세대라는 것이다.

2013년, 김정은이 군 최고사령관에 부임된 이후에 입수한 북한 군 내부문서에도 “인민군 군인들 속에 나타나고 있는 염전 사상(전쟁을 싫어하는 사상), 전쟁 공포심리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혁명적 전쟁관점으로 무장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북한은 “최고사령관김정은 동지가 계시고 자위의 국방력이 있는 조선인민군은 정의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한다는 필승의 신념과 배짱”을 혁명적 전쟁 관으로 정의해왔다.

대한민국에 입국한 3만 5천여 탈북민들 중에는 북한군 경력자가 3천 여명에 달한다. 그들을 통해서도 인민군의 전쟁 관점은 연도별로 크게 차이 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0~70년대에 태어나 인민군에 복역한 사람들과 80년대 이후 태어나 인민군에 나간 사람들의 전쟁 의지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60년대 말에 태어나 1980년대중반부터 1990년대중반까지 군에 있었던 탈북민들은 현재 장마당세대로 불리는 북한군인들이 과거 시대 군인들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변화들이 있다고 말한다.

"장마당세대" 이전 세대 군인들은 남북전쟁은 한미와의 대결 전쟁이며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컸다고 한다. 지난 50년대 전쟁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 16개 추종국가의 침략을 물리치고 승리했다는 식으로 교육받았기 때문에 정전협정에 서약한 날인 7월 27일을 “전승기념일”로 잘 못 알고 자란 세대이다. 이 세대가 북한군에 입대할 때 부모들은 “통일 영웅이 되어 돌아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던 세대다. 또 군 입대 생들이 군의 병종 중에서도 항공특전여단이나 저격, 경보병 같은 특전 부대와 같은 곳을 가장 많이 선호했다. 당시 출신성분이 안좋거나 신체적 조건 미달로 특수병과에 뽑히지 못하면 부모들께 불만을 토로하며 가출 하던 일이 빈번히 일어나기도 했다.

대부분 그 시대 군인들 부모세대는 6.25전쟁은 “미국과 남조선 괴뢰 도당이 일으켰다”는 거짓된 전쟁 역사관으로 피맺힌 원한과 복수의 감정을 대물림 했을 가능성도 있다. 어찌 보면 북한의 역사에서 세뇌가 가장 잘되어 있는 세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장마당세대" 군인들은 지난 50년대 6.25전쟁의 진실을 대부분 알고 있고, 상대인 미국과 한국의 군사력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이유로 현대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군인 자체가 적거나 없다는 것이다. 자녀들이 군입대를 할 때에는 가족의 혈연과 지연, 학연의 인맥을 총동원하고 뇌물을 준비해 자식들이 최전선이 아닌 후방 부대, 사이버부대나 국경경비대와 같은 비 전투단위들에 보내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17년 11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으로 탈북하는 과정에 북한군의 총격으로 중상을 입었던 탈북민 오씨는 북한군은 최악의 생활난을 지적하며 북한 군인들 대부분은 미국과 한국의 경제력이나 군사력이 북한을 압도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힘든 현실을 비관하는 표현으로 “전쟁이라도 터지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는 있지만 전쟁에서 이길 수 있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은 누구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탈북군인출신들은 북한군은 국민의 군대이기 전에 수령의 군대, 당의 군대로 정의된 바와 같이 김정은의 개인적 감정에, 또 집권세력의 체제 불안 요소에 따라 도발을 일으킬 위험 소지도 충분하다는 측면도 간과하면 안된다고 증언하고 있다.

저작권자 ⓒ 프리덤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