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가고 싶다”, 탈북민 버스탈출 사건은 의미 있는 연출 사건
- 버스로 북한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탈북민 없어.
- 아직도 보이싱피싱, 다단계, 대출사기 등 범죄에 연루되는 탈북민 많아
장세율
승인
2024.10.02 21:08 | 최종 수정 2024.10.02 21:22
의견
3
최근 한 탈북민이 버스를 이용해 북한으로 돌아가려는 시도를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단순한 분노의 표출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의 적응 실패와 그로 인한 깊은 좌절과 절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내 탈북민 치고 버스를 훔쳐 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는 단 한사람도 없을 것이다. 이 탈북민의 행동은 단지 순간적인 감정 폭발이 아니라, 오랜 시간 쌓여온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배제에 대한 절규에 따른 연출로 볼 수 있다.
탈북민들이 한국사회에 정착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다. 일반적으로 정착 초반 5년이 가장 큰 고비로 여겨지며, 이 시기에 새로운 문화와 생활방식에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한국에 온 지 10년이 지난 탈북민이었다. 정착 기간이 길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적인 적응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는 탈북민들이 겪는 내적 갈등과 사회적 어려움이 시간이 지나도 해소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탈북민 정착 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사단법인 새문화복지연합의 이명옥 대표는 "이번 사건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아직 제대로 된 직장이 없는 탈북민들이 일용직 용역회사에 의존하고,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빠져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이는 탈북민들이 얼마나 취약한 경제적 지위에 놓여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발언이다.
실제로 많은 탈북민들이 다단계 판매, 보이스피싱, 대출 사기 등의 범죄에 노출되고 있다. 이는 그들이 경제적으로 매우 취약하고, 사회적 지지가 부족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더욱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탈북민들의 자살률은 일반 국민보다 3배나 높다는 통계도 있다. 이는 탈북민들이 겪는 정신적, 정서적 어려움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탈북민들의 사회 적응을 돕기 위한 구조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단순한 생존을 넘어 사회적·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종합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고, 심리적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경제적 자립을 도울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이번 사건은 탈북민들이 한국 사회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경종을 울린다. 이제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실질적인 지원과 이해를 통해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할 때이다.
장세율기자
저작권자 ⓒ 프리덤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