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나탈북동포초청간담회행사 포스터-프리덤조선


【오타와=특별취재】2025년 7월 5일, 북녘 땅에서 자유를 찾아 머나먼 대륙을 건너온 탈북 동포들과 캐나다 시민들이 하나가 되는 특별한 자리가 오타와에서 마련됐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토론토협의회 오타와지회가 주관하고 북한인권 미디어 단체 ‘크로싱 엔케이(Crossing NK)’가 후원한 ‘2025 캐나다 탈북동포 간담회’가 캐나다의 수도에서 감동과 울림 속에 성황리에 열렸다.

이 간담회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행사로, 단지 ‘탈북’이라는 고난의 여정을 회고하는 자리를 넘어, 이들이 새로운 삶을 일구며 캐나다 사회에 뿌리내려 가는 과정을 함께 나누고자 마련되었다. 행사장에는 9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했으며, 특히 절반 이상이 비한인 캐나다 시민들이라는 점에서 그 관심과 공감의 폭이 크게 확장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행사의 문을 연 연사는 함경북도 출신의 이나영 씨(밴쿠버 거주). “풀을 뜯어 끼니를 잇던 10대 시절, 한국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된 ‘다른 세상’은 저를 탈출로 이끌었습니다.”라는 담담한 고백은 참석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그는 한국 정착 후 다시 캐나다에 정착하며 겪은 일상과 도전, 그리고 새롭게 피어난 희망에 대해 진솔하게 나누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장소연 씨(토론토 거주)는 함경남도 함흥에서 목격한 참혹한 현실을 증언했다. “고난의 행군 시기, 도심 곳곳에 방치된 시신들이 무연고처럼 야산에 묻히는 것을 보며, 인간 생명의 존엄이라는 말이 허망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중국에서의 인신매매 피해, 그리고 한국과 캐나다를 거친 고난의 정착기를 지나며 되찾은 인간의 존엄과 자유에 대한 간절함으로 이어졌다.

간담회는 단순한 청취를 넘어서 자유로운 질의응답의 장으로 이어졌다. 특히 캐나다 시민들의 관심은 북한 이탈주민들의 송금 실태에 집중됐다. 이에 대해 이나영 씨는 “북한에 남겨진 가족에게 보내는 송금은 단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희망이자, 북한의 장마당 경제를 지탱하는 밑천이 되고 있다”고 설명해 큰 공감을 얻었다.

이날 간담회의 무게와 진정성은 국내외 주요 인사들의 축하 메시지로 더욱 빛났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축사가 낭독되며, 탈북민들의 여정에 대한 깊은 존경과 지지를 전했고, 연아 마틴 상원의원, 지역 국회의원들 역시 영상과 메시지를 통해 격려와 축복의 마음을 보탰다.

임현우 주캐나다 대한민국 대사관 총영사를 비롯한 외교관들도 자리를 함께하며 한국 정부의 북한이탈주민 정책을 소개하고, 탈북민 공동체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간담회를 주관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오타와지회의 한영아 자문위원은 “북한 이탈주민은 단순한 망명자가 아닙니다. 그들은 북한 땅에 남아 있는 가족들과 이웃들을 향한 창이며, 우리가 그들과 맺는 관계는 다가올 통일을 위한 소중한 자산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오늘 이 자리는 북한이라는 존재가 단지 먼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와 연결되어 있는 현실임을 체감하게 해주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시민은 “탈북민들의 삶을 들으며, 그들의 자유를 지키는 것이 우리가 통일을 준비하는 첫걸음임을 깨달았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오타와 지회는 앞으로도 탈북민들과 캐나다 사회의 교류를 활성화하며, 북한 주민들의 인권 회복과 자유를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를 촉구하는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이날의 만남은 단지 간담회 하나의 이벤트가 아니라, 북녘의 고통에 귀 기울이고, 자유의 소중함을 새기는 ‘작은 통일의 실천’이었다.

장세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