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유공자 국립묘지 안장, 탈영 기록에도 재심의 필요

- 국민권익위, 당시 상황 고려해 재심의 권고

한강 승인 2024.09.19 15:18 의견 0
국립묘지 현충원.연합뉴스


참전유공자의 병적기록에 탈영 기록이 있더라도 당시 전후 사정을 살펴 국립묘지 안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국가보훈부가 탈영을 이유로 참전유공자의 국립묘지 안장을 비대상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당시 고의가 아닌 군 복무 중 발생한 질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발령 부대에 제때 도착하지 못한 사정이 있었음을 고려하여 재심의하도록 의견을 표명했다.

ㄱ씨는 6·25 참전용사로, 지병으로 사망하자 그의 배우자인 ㄴ씨는 국가보훈부에 ㄱ씨의 국립묘지 안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국가보훈부는 ㄱ씨의 병적기록에 탈영 기록이 있어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이에 ㄴ씨는 남편이 아무런 처벌이나 징계 없이 7년 간 군 복무 후 만기 전역하였으니,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국민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국민권익위가 ㄱ씨의 병적기록을 살펴보니, 1954년 1월 19일에는 ○○부대에서 ◇◇부대로 발령을 받았으나 ‘탈영(전속미착)’으로 기록되어 있었고, 1954년 2월 25일에는 ‘□□군병원으로 탈영 복귀와 동시 입원 후송’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동시에, 당시 의무기록에는 ㄱ씨가 탈영으로 기록된 1954년 1월 19일 이전인 1954년 1월 12일에 ◈◈이동외과병원에서 군 복무 중 발병한 결핵으로 입원 중이었고, 1954년 2월 25일 □□군병원으로 후송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또한, □□군병원 군의관 소견서에 ‘ㄱ씨가 장기휴가로 미귀하여 진료를 받지 못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국민권익위는 위 기록을 토대로 ㄱ씨가 1954년 1월 12일 ◈◈이동외과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장기휴가를 받아 요양 중에 몸이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발령지인 ◇◇부대로 복귀하지 못하고, ◈◈이동외과병원 또는 □□군병원을 찾아갔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ㄱ씨가 당시 결핵에 감염되었음에도 다시 군으로 돌아와 만기 제대한 것으로 보아 군 복무를 회피할 의도가 없어 보이는 점, 이 건 탈영과 관련하여 별다른 처벌 또는 징계가 없었던 점, 전역 후에도 지역 내 참전용사를 위해 봉사한 공을 인정받아 자치단체장의 공로패를 받은 점도 고려했다.

따라서, 국민권익위는 ㄱ씨의 탈영 기록이 잘못 기록되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국가보훈부에 ㄱ씨에 대한 국립묘지 안장 여부를 재심의 할 것을 의견표명했다.

국민권익위 양종삼 고충처리국장은 “국립묘지 안장은 국가를 위해 희생·헌신하는 분들을 위한 마지막 예우이므로 끝까지 책임지는 보훈이 실현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관련 민원을 최선을 다하여 면밀히 조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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