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부장관 "美,韓·日·호주·뉴질랜드 'IP4' 제도화 원해"

- 국내 언론사(연합뉴스) 인터뷰…中견제 위한 인태 소다자협력체 추가될지 주목
- 美,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보장 전적으로 약속…강화 노력 계속
- 한미방위비 협상 복잡하지만 좋은 진전…시급성 갖고 접근 중
- 일문일답...캠벨 "美, 한국에 핵우산 보장 전적으로 약속…계속 강화"

한강 승인 2024.07.11 12:49 | 최종 수정 2024.07.11 16:24 의견 0
국내 언론사(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의 국무부 청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이 전략적 경쟁 관계인 중국을 견제하고 글로벌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무대에서 소다자협의체를 적극 활용하는 가운데 미국 정부 고위인사가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 국가와의 협력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공식 제안했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1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진행 중인 나토 정상회의 계기에 국무부에서 연합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미국은) 한미일 3각 협력뿐 아니라 다른 외교적 관여에 한국을 참여시킬 기회를 모색 중"이라며 "여기에 (정상들이) 와 있는 IP4의 제도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인도·태평양 4개국'이라는 뜻인 IP4는 범대서양 안보공동체인 나토가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지역 4개 협력 파트너 그룹을 부르는 명칭이다.

캠벨 부장관의 발언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 IP4의 정상들이 모이는 이번 나토 정상회의(9∼11일)를 계기로 나토와 인태 4개국, 또는 미국과 인태 4개국간 협력을 일회적 차원이 아닌 상시적 차원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따라서 중국의 역내 현상 변경 가능성과 더불어, 나토의 핵심 현안인 우크라이나 전쟁에 중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중국-러시아, 북한-러시아 협력을 견제하기 위한 또 하나의 협력 채널이 형성될지 관심을 모은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의 안보협의체),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협의체), 한미일 3각 협의체 등 인·태 지역내 복수의 소다자 협의체를 활용해 중국 견제에 방점을 찍은 '격자형' 안보 협력을 강화해왔다.

캠벨 부장관은 지난달 정상회담을 계기로 준동맹 수준으로 격상된 북한과 러시아간 협력에 대해 "환영받지 못할 일"이라며 "북러간에 일어난 일의 모든 요소를 평가하기 위해 우리는 한국측 파트너들과 함께 긴밀히 협력해왔으며, 우려하고 경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매우 강력한 대응으로 어떤 도전에든 맞설 결의가 돼 있다"며 "양자 차원뿐 아니라 (한미일) 3자 차원, 그리고 인태지역 다른 나라들과 점점 더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벨 부장관은 또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 한미동맹의 변화 가능성과 함께, 한국의 독자 핵무장 추진에 대한 갑론을박이 제기되는 상황에 대해 "우리는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핵우산) 보장을 전적으로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대화 상대들은 미국의 확장억제를 강화하기 위해 우리가 해온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나는 그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상당히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캠벨 부장관은 이어 미국 국무부내 북한을 전담하는 최고위 당국자였던 정 박 대북고위관리(동아태 부차관보 겸임)가 최근 사임한 데 대해 "나는 우리가 가장 결연히 이들(북한 관련) 문제에 계속 집중할 것임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겠다면서 북한 문제를 다루기 위한 새로운 역량 주입을 모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미간에 진행 중인 방위비 분담금(주한미군 주둔비용 중 한국이 부담하는 몫) 협상에 대해 "복잡하지만 좋은 진전을 이뤄내고 있다"며 "구체적 (타결) 시기를 언급할 순 없지만 양국이 시급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언론사(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의 국무부 청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연합뉴스

다음은 캠벨 부장관과의 일문일답이다.

--북러 정상회담 이후, 한국 정부는 그간 보류해온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에 대해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때라고 보는가.

▲우선 (우크라이나 지원 관련) 국제사회의 다양한 노력에 대해 한국이 제공해온 엄청난 지원을 인정하고 싶다. 우리와 함께 한 윤석열 정부의 협력과 파트너십에 대단히 감사한다. 한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저항하기 위한 노력에 매우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우리는 그것을 지지한다.

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관련) 결정들이 근본적으로 한국의 국내 관할 사항임에 주목하고 싶다. 그리고 솔직히 한미동맹과 (한미) 관계에 대해 전반적으로 확신을 가지고 있다.

이런 문제의 일부는 한국 행정부 내부와 리더십 내부 협의, 야당과의 논의 등에 맡겨야 한다. 한국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내가 직접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다. 우리는 한국이 이제까지 한 일에 대해 매우 기쁘고, 고무되어 있으며, 감사한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의 한미동맹 및 한미일 3국 협력 강화 정책이 대선 이후에도 계속 유지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한국 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나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우리 친구들과 동맹국들이 집중해야 할 몇 가지 요소들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첫 번째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외교적 관여 강화에 (미국내) 초당적으로 상당한 합의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우리가 관여해온 모든 노력에서 그것을 보았다고 생각한다.

둘째, 특히 윤석열 정부가 미국과 더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한 것을 높이 평가하며, 그것은 미국의 정치적 스펙트럼에서도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셋째, 국방, 기술 등 관여(협력)의 영역이 늘어났다. 우리는 앞으로 어떤 정치적 상황에서도 이런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나는 인태 지역의 동맹국들과 파트너들, 그리고 친구들을 안심시킬 진전의 모멘텀으로 이어질 상당한 초당적 역동성이 (미국 정계에) 있다고 매우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지난달 북러정상회담에서 양측 정상이 포괄적 전략동반자조약에 서명했다. 조약의 성격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러북간 새로운 관계가 얼마나 광범위하고 근본적인지에 대한 궁극적인 판단은 시간이 지나야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방문(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의 가시적인 성격으로 볼 때,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방위산업기지 지원과 포탄, 장거리 미사일 제공, 그리고 반대급부인 러시아의 대북 지원 등 측면에서 이미 일어난 일들이 있다. 우리를 걱정시키기에 충분하다.

북러간에 일어난 일의 모든 요소를 평가하기 위해 우리는 한국측 파트너들과 함께 긴밀히 협력해왔다.

우리는 (북러협력 심화를) 우려하고 경계한다. 그리고 우리는 매우 강력한 대응으로 어떠한 도전에도 대처할 결의가 돼 있고, 양자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의 다른 국가들과도 점점 더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그것은 앞으로도 계속 진전될 것으로 예상한다.

궁극적으로 (북러 군사협력 심화는) 환영받지 못한 일이며, 미국이 주의깊게 생각해야 할 일이다.

--북러정상회담 이후 한국 사회에서 독자 핵무장 논의가 재점화했다.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을 강화한) 워싱턴선언(2023)으로 충분하다고 보는가

▲한국 내 대화 파트너들은 미국의 확장억제를 강화하기 위해 우리가 해온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나는 그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상당히 확신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을 우리가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 중요한 회의에서 IP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 협력 파트너)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

앞으로 며칠간 워싱턴을 방문 중인 다양한 한국 당국자들과의 논의를 통해 워싱턴선언과 확장억제 공약 강화를 위한 우리의 공동 노력 등 양국 관계의 모든 요소를 재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우리는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보장을 전적으로 약속한다. (확장억제와 관련한) 우리의 노력이 단호하면서 적응력 있게 보여지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한다.

--정박 국무부 대북고위관리가 최근 사임한 뒤 미국의 대북정책 조정과 관련한 공백이 우려되는데

▲우리가 많은 (대북)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그녀(정 박 전 대북고위관리)는 이곳 국무부에서 훌륭한 일을 해냈지만, 우리 정부에는 수십 년 동안 북한에 집중해온 많은 다른 관료들이 있다. 겸허한 마음으로 나도 그 그룹에 포함시키고 싶다.

나는 우리가 가장 결연히 이들(북한 관련) 문제에 계속 집중할 것임을 강조하고 싶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겠지만 북한 문제를 다루기 위한 새로운 역량 주입을 모색하고 있다.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의 진척 상황은 어떤가.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복잡하지만 좋은 진전을 이뤄내고 있다.

구체적 (타결) 시기를 언급할 순 없지만 양국이 어느 정도 시급하게 접근하고 있다.

--한미일 3국 정상회의가 이번 나토 정상회의 계기에는 열리지 않는데, 올해 안에 개최될 것인가.

▲올해 열릴 것이다. 지금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음을 알겠지만 세 정상이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사무국 설치를 포함해 한미일 3국 협력 제도화를 위한 노력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 우리가 시작하고 싶은 것들이 많이 있다. (한미일) 3국의 참여를 제도화하기 위한 작업이 있다. 한미일 3국 협력뿐 아니라 다른 외교적 관여에 한국을 참여시킬 기회를 모색 중이다. 여기에 (정상들이) 와 있는 'IP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의 제도화를 원한다.

앞으로 한국의 지역적인 역할뿐만 아니라, 한국의 세계적인 역할도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음을 인식케하는 다각적인 노력을 보게 될 것이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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