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일본 총리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첫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무기와 중국의 강압 등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위협하는 행위에 함께 맞서기로 했다.

일본은 미국과의 안보·무역 관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방위비 지출을 늘리고 대미 투자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시바 총리와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미국은 일본의 안보에 완전히 전념하고 있다. 우리는 우방이자 동맹의 방어를 위해 미국의 억제 역량의 온전한 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리와 나는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그리고 힘을 통한 평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2027년까지 방위비를 트럼프 1기 때와 비교해 2배로 늘리기로 약속했다고 소개했다.

이후 기자회견에서 북미 정상회담 관련 질문에 "우리는 북한과 김정은과 관계를 맺을 것이다. 알다시피 난 그들과 매우 잘 지냈으며, 내가 전쟁을 막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대선에서 승리하지 않았다면 여러분은 매우 나쁜 상황에 부닥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시바 총리는 "북한과 관련해 우리는 일본과 미국, 그 너머에 중대한 위협을 제기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해결할 필요가 있으며, 일본과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협력할 것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또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미국과 일본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실현하기 위해 광범위한 분야에서 함께 손잡고 더 노력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맥락에서 우리는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한국, 필리핀과의 3자 협력을 포함해 유사 입장국으로 구성된 중첩된 네트워크를 통한 협력 강화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이 미국의 동맹으로서 "책임을 분담하고 자체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됐다"면서 방위비 지출 증가는 "일본의 자체적인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의 안보 협력과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에 대한 미일 안보조약 적용을 재확인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도 논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모든 국가와 공정성과 상호주의 원칙에 기반을 둔 교역을 할 것"이라고 밝히며, 미국이 일본과의 교역에서 1천억 달러가 넘는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측이 미국 알래스카주에 송유관을 건설해 수출하기 위해 미일 기업이 합작 투자를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관세를 부과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관세를 부과하게 되겠지만 대부분 상호 관세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미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에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상호 관세가 "유일한 공평한 방식"이라며 일률 관세보다 상호 관세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시바 일본 총리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시바 총리는 일본의 대미 투자 규모를 1조 달러로 늘리기로 했으며, 양국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기술 산업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산 LNG 수입을 상호 호혜적인 방식으로 늘리고 바이오에탄올과 암모니아 등 다른 자원도 합당한 가격에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서는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과 함께 미일 양국이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맞서기 위해 더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과 일본 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회담으로 평가된다.

(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