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에서 회담하는 트럼프와 이시바.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만나 북한 문제와 무역 불균형 해소 방안 등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이시바 총리와 본격적으로 회담하기 앞서 기자들 앞에서 "우리(미일)의 관계는 환상적이며 어떤 문제도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며, "우리는 또한 공정함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일 간 무역에서 "(미국의) 적자를 줄이기 위해 협력하길 원하고,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일 무역 적자는 연간 680억 달러(약 98조 원)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는 무역 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옵션"이라며, 다음 주 다수 국가에 상호 관세 부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관세 부과 대상 국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일본도 '관세 폭탄'의 영향권에 있음을 시사했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은 지난 5년 연속으로 대미 투자액 1위 국가였다"며 일본 기업들이 대미 투자를 더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북한 문제와 다른 많은 것들을 논의할 것"이라며 "북한 문제는 항상 (미일 정상회담의) 화제"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완전한 북한 비핵화' 원칙을 견지하면서 한국과 일본과 대북정책을 긴밀히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트럼프 행정부는 1기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헌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 정상과 회담을 가졌다. 이시바 총리가 백악관에 도착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현관까지 나와 반갑게 맞이했으며, 두 정상은 악수를 나눈 뒤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일본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후 오벌오피스에서 단독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 간 경제 협력뿐 아니라 중국이나 북한과 관련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협력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의 안보와 직결된 북한의 핵무기 및 미사일 프로그램 문제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3국 협력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집권 2기 한미일 3국 협력 향방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계속 3국 협력 노력을 지지할 것"이라며, "우리가 3국 협력에서 중점을 두는 영역에서는 일부 조정이 있을 수 있으나, 대체로 연속성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표적인 외교 성과 중 하나인 한미일 3국 협력 체제를 트럼프 2기 행정부도 이어갈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사이버 안보 역량 강화 협력,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의 양국 기업 협력 촉진, 미국의 대일 에너지 수출 등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미일 동맹 강화 방안과 관련해 5만여 명에 이르는 주일미군과 미국 무기의 배치, 연합훈련 등도 의제 목록에 올랐다고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방위비 증액 문제도 거론됐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날 정상회담 결과물로 나올 공동성명에는 "미일 관계의 황금시대 구축"이라는 문구가 포함될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