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어떤 사안들보다 이산가족 문제를 가장 중심에 놓으려 한다"고 29일 밝혔다.
김 장관은 설날 오전 경기도 파주 임진각 망배단에서 열린 제41회 망향경모제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격려사에서 그는 "통일부는 올해를 분단의 아픔을 다독이며 통일의 시간을 열어나가는 계기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가족이 서로의 생사를 확인하고 소식을 나누며 만나는 것은 천륜의 문제이자 기본적인 인권의 문제"라며 "어떠한 정치적, 안보적 고려 없이 남과 북 모두가 최우선적으로 풀어나가야 하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산가족 평균연령이 83세로 매년 3천여 분이 고향 땅을 밟지 못한 채 유명을 달리하신다"며 "가족이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이 간단하고 당연한 일조차 이제는 허락된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정부가 지난해 광복절 남북 당국 간 대화 협의체 설치를 제안하며 이를 통해 이산가족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을 언급하면서, "북한 당국은 더 늦기 전에 역사와 민족 앞에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보다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산가족의 날을 통해 국민들이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 더욱 폭넓게 공감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 중에 있다고 김 장관은 밝혔다. 실태조사, 영상 편지 제작, 유전자 검사 등 관련 사업들도 계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망향경모제는 명절에도 고향에 갈 수 없는 실향민과 이산가족들이 합동 차례를 올리며 실향의 아픔과 한을 달래는 취지로 (사)통일경모회가 매년 설에 임진각 망배단에서 주최하는 행사다.
(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