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회의 도착 조태열 "북러 불법 군사협력 중단 촉구할 것"

- 北외무상, 안 오는 거로 알아…日·中 외교수장과 만남 예상

고철혁 승인 2024.07.26 08:55 의견 0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조태열 외교부장관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25일(현지시간)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 왓따이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조태열 외교부장관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방문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간) "북한의 불법적 도발 행위와 북러간 밀착, 불법적 군사협력 중단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저녁 라오스 비엔티안에 도착한 조 장관은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번 회의 목표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안보이익,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여러 이슈에서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 특히 북한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6∼27일 한-아세안, 아세안+3(한중일),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한-메콩 외교장관회의 등에 한국 수석대표로서 참석한다.

특히 한반도 주변국이 모이는 EAS(한미일중러 등)와 ARF(한미일북중러 등)에선 한반도 문제 등 안보 현안을 놓고 각국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조 장관은 한반도 문제 논의 과정이나 의장성명 도출에 난항이 예상된다는 전망과 관련해 "협의가 진행 중이라 예단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매년 이맘때쯤이면 한반도 이슈를 가지고 어려운 문안 과정을 거쳤는데 올해라고 특별히 더 어렵거나 쉽거나 그런 변화가 있을 거라 생각 안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분명한 입장을 아세안 국가에 외교채널을 통해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장성명에 북한 도발과 북러 군사협력을 규탄하는 한국 입장이 얼마나 반영될지도 관심 사안인데, 일각에선 의장성명 구성에 주도권을 가진 의장국 라오스가 친북 성향에다 올해 북한과 수교 50주년이라 한국 정부가 원하는 수준만큼 문안이 반영되기 어려우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 장관은 회의 기간 북한 대표단과 대면 때 어떤 언급을 할 것인지 취재진의 질문에 "(북한측이) 대화에 응할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비핵화에 관한 우리 입장 분명히 전하고, 대화에 열려 있단 입장을 밝히면서 그간 불법 도발행위를 중단하고 러시아와 밀착·군사협력을 중단하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 여부가 주목됐던 북한 최선희(외무상)와 관련해선 "오지 않는다는 얘기가 들리고, 안 오는 거로 알고 있다"면서, "(최선희가) 오게 되면 대화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외무상 대신 ARF 개최국 주재 대사나 주아세안대표부 대사를 ARF 수석대표로 보냈다.

조 장관은 이번 아세안 회의에 참석하는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 등과는 만날 것으로 예상했다.

가미카와 외무상과 만나 조선인 강제징용 현장인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문제를 언급할지 대해서는 막판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는 27일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왕 부장과는 지난 5월 방중해 만난 이후 2개월 만에 다시 대면하는 것이라며 최근 지속되는 한중간 고위급 소통 모멘텀을 계속 이어가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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