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조국을 지키다 산화한 호국영웅의 유해가 발굴된 지 40일 만에 신원이 확인되었고, 오늘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지난 10월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적근산 일대에서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국군 제2사단 소속 고(故) 오두용 하사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유단은 발굴 40일 만에 유해 감식부터 유가족 시료 채취 및 유전자 분석까지 완료하여 최종적으로 신원을 확인했다. 이는 국유단이 유해발굴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특히, 발굴된 넙다리뼈와 함께 나온 인식표가 신원확인 속도를 앞당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번 경우처럼 인식표가 동반 출토되어 신원확인된 사례는 전체 신원확인 전사자 245명 중 42명으로 매우 드문 경우다.
고인의 신원확인은 국군 장병들에 의한 유해발굴, 병적 자료 검증을 통한 기동탐문,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 채취 등 다양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국유단은 지난 10월 전사연구를 토대로 국군이 중공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적근산 일대를 대상으로 발굴을 실시해 유해 1구를 발굴했다.
이후 기동탐문관이 고인의 병적 자료에서 본적지가 경상남도 고성군인 것을 확인한 후, 제적등본과 비교해 고인의 막내 여동생 오점순 씨와 친·외조카 두 분을 찾아 유전자 시료를 채취하고 분석해 고인과의 가족관계를 확인했다.
고인은 국군 제2사단 소속으로, 여러 전투에 참전한 후 강원도 철원 ‘734고지 전투'에서 중공군의 대규모 공세에 맞서 싸우다 장렬히 전사했다.
고인은 1931년 경상남도 고성군에서 태어나 6·25전쟁이 발발하자 작은 형과 함께 1950년 부산 제2훈련소에 입대했다. 이후 국군 제2사단 제17연대에 배치되어 여러 전투에 참전했으며, 1951년 8월 3일 ‘734고지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했다.
이번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고인의 고향인 경상남도 고성군 유가족 자택에서 열렸다.
유가족 대표인 고인의 막내 여동생 오점순 씨는 "오빠 생각에 한없이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이유 없는 눈물과 통곡이 절로 나오더라. 자기 유해가 돌아왔다고 꿈에 나온 게 아닌가 싶다"며 "국방부에 감사를 드리며 오빠를 국립묘지에 묻어 드리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유가족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 등을 설명하고, 신원확인 통지서와 함께 호국영웅 귀환 패,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전달하며 위로의 말을 전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한편, 6·25 전사자의 신원확인을 위해 국민의 동참이 절실하다.
유전자 시료 채취는 6·25 전사자의 유가족으로서, 친·외가를 포함해 8촌까지 신청 가능하며, 제공된 유전자 정보를 통해 전사자의 신원이 확인될 경우 포상금이 지급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참전용사와 유가족의 고령화로 유가족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국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 필요하다.
유전자 시료 채취를 희망하는 유가족은 대표번호 1577-5625로 연락하면 국유단 탐문관들이 직접 찾아가 시료를 채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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