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美·동맹국 對北위협 반대…美, 北 제재수단 버려야"

- 시진핑·푸틴 공동성명서 "美 패권적 행동 반대…군사 블록 확대, 아태 평화에 부정적"
- "중러의 한반도 문제 이니셔티브 지지 호소…우크라 문제, '위기 근원' 없애야 해결"

고철혁 승인 2024.05.17 11:50 의견 0
16일 베이징에서 만난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6일 북한을 상대로 한 미국과 동맹국들의 군사적 도발 행동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날 베이징 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1만2천727자(중국어 기준) 분량의 '중국과 러시아가 양국 수교 75주년에 즈음해 신시대 전면적 전략 협조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는 것에 관한 공동성명'에 이런 내용을 담았다.

중국과 러시아는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미국 및 그 동맹국의 군사 영역에서의 위협 행동과 북한과의 대결 및 유발 가능성 있는 무장 충돌 도발로 한반도 형세의 긴장을 격화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은 미국이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 군사적 긴장 형세를 완화하고, 유리한 조건을 만들며, 위협·제재·탄압 수단을 버리기를 촉구한다"면서 "북한과 다른 관련 국가가 상호 존중하고 서로의 안보 우려를 함께 고려한다는 원칙 위에서 협상 프로세스 재가동을 추진하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양국은 정치·외교 수단이 한반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출구임을 거듭 천명한다"며 "국제 사회가 중국·러시아의 건설적인 공동 이니셔티브를 지지해주기를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중국 선박이 두만강 하류를 통해 바다로 나가 항해하는 사안에 관해 북한과 '건설적 대화'를 진행하는 것을 지지한다고도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중국의 입장을 지지하고, 유엔 헌장의 충분하고 완전한 준수라는 기초 위에서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는 관점에 찬성한다"며 "러시아는 중국이 정치·외교적 경로를 통해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에 건설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공동성명은 명시했다.

이어 "양국은 전쟁의 장기화와 충돌의 고조를 야기하는 모든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위기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되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호소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의 점진적 해결을 위해서는 반드시 '위기의 근원'을 없애고, '안보 불가분의 원칙'을 준수하며, 각국의 합리적 안보 이익과 우려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인식한다"고 강조했다.

'안보 불가분의 원칙'은 일국의 안보를 위해 타국의 안보를 희생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東進)에 반대하는 러시아의 입장을 옹호하는 맥락에서 자주 거론해왔다.

공동성명은 미국에 대해선 "양국은 미국이 자신의 절대적인 군사적 우세를 유지하기 위해 전략적 안정을 파괴하려는 기도에 엄중한 우려를 표한다"며 미국의 글로벌·우주 미사일 방어 시스템 구축과 고정밀 비핵무기 능력 및 '참수' 능력 강화, 나토의 핵 공유와 동맹국들에 대한 확장억제력 제공,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맹국에 대한 미사일 제공 계획 등을 두루 문제 삼았다.

중국과 러시아는 특히 "양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폐쇄·배타적 집단(블록) 구조, 특히 어떠한 제3자라도 겨냥하는 군사 동맹에 반대한다"며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및 나토가 기도하는 아태 지역의 파괴적 행동은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양국은 또 "미국이 군사력 확대와 군사 블록 결집을 통해 동북아 지역 힘의 균형을 바꾸는 패권적 행동에 반대한다"며 "미국은 냉전적 사고방식과 진영 대결 모델로 '소그룹' 안보를 지역 안보·안정 위에 놓으면서 지역 모든 국가의 안보를 위험하게 하는데, 이런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공동성명에는 중러 양국의 군사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양국은 "높은 수준의 전략적 상호 신뢰를 기초로 국방 협력을 점진적으로 전개하고, 지역과 글로벌 안보를 효과적으로 수호한다"고 했다.

또 "양국은 군사적 상호 신뢰와 협조를 한층 심화하고, 연합훈련 활동 규모를 확대해 해상·공중 합동 순찰을 정기적으로 조직하며, 양자 및 다자 틀 안에서의 협력을 강화해 위험과 도전에 공동 대응하는 능력과 수준을 부단히 높인다"는 내용도 담았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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