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푸틴.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부상한 러시아군 병사 수백 명이 북한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가 밝혔다.

10일(현지시간) 러시아 언론 메두사에 따르면, 마체고라 대사는 최근 국영 신문 로시스카야 가제타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다친 러시아군 수백 명이 북한 요양원과 의료시설에서 회복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러시아인에 대한 북한인들의 호의적인 태도를 반영한 것으로, 양측의 문화적 유대와 역사 공유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망한 러시아 군인의 자녀들이 지난해 여름 북한 원산 동쪽 바닷가에 있는 송도원 국제소년단야영소에서 지낸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북한 체류와 관련된 치료와 돌봄, 식사 등 모든 비용이 무료였으며, 러시아 측에서 일부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하자 북한 관리들이 진심으로 불쾌해하며 이를 거부했다고 소개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과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의 협상을 실패로 규정하면서, 미국이 근본적으로 대북 접근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북한은 미국과 직접 대화에 다시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북한 지도부는 미국을 상대로 성실하게 광범위하고 일방적인 조처를 했지만, 그에 대한 대가는 거의 없었다"고 주장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북한이 핵실험장을 해체하고 선의의 표시로 미군 유해를 반환한 점, 핵·미사일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을 선언하고 수년간 이를 엄격히 준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을 무시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과 만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양보인 것처럼 행동했다고 비판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결정한다면 분명히 환영하겠지만, 한반도 긴장의 책임은 미국과 한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비핵화가 여전히 실행 가능한 목표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2018년 이후 상황이 너무 극적으로 변해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