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서 드론 공격으로 북한군을 사살하는 장면이라고 주장하며 1인칭 시점의 흑백 영상을 또 공개했다.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RBC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은 이날 페이스북 계정에 북한군을 격퇴하는 모습이라며 2분45초 분량의 영상을 게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눈 쌓인 전선에서 나무 사이 등에 숨어 있던 북한군 추정 병사들이 드론 공격에 쓰러지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겼다.
공중에서 찍은 영상 속에서 한 병사가 있던 자리에 돌연 공격으로 인한 섬광이 일자, 이 병사는 이내 옆으로 나뒹굴며 쓰러진다.
몇 명의 병사가 일렬로 눈밭을 걸어가던 중 뒤쪽에서 폭발과 함께 포연이 자욱하게 일어나는 장면도 있다. 이후 눈밭에 쓰러져 고통스러운 듯 다리를 더듬는 한 병사의 모습이 카메라에 클로즈업으로 포착된다.
이어지는 다른 장면에서는 두 명의 병사가 눈밭에 앉아있던 중 뭔가 낌새를 느낀 것처럼 황급히 자리를 피하자, 곧바로 그 자리에 포탄으로 추정되는 공격이 이뤄진다.
달아나려던 두 병사 중 한 명은 이내 집속탄의 새끼 폭탄에 당한 듯 그대로 쓰러져 눈밭에 나뒹굴고 만다.
이 밖에도 영상에는 우크라이나군 기관총이 눈밭을 향해 불을 뿜는 장면, 야간에 이뤄진 공격으로 전장에 화염이 연이어 터지는 장면 등이 담겼다.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은 북한군을 향한 공격이라는 점을 알 수 있도록 화염 옆에는 인공기 표시를 했다.
이 영상의 진위 여부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RBC는 "특수작전군은 북한이 쿠르스크에서 전진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며 "특수작전군에 따르면 MK-19 유탄발사기와 드론 투하 등을 동원해 북한군을 공격, 12명을 사살하고 20명에게 부상을 입혔다"고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17일에도 북한 군인들을 상대로 한 드론 공격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쿠르스크의 최전선에 배치된 북한군의 공격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짐작게 하는 정황이다.
전투가 계속될수록 북한군의 피해도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개활지라는 낯선 전장 환경과 드론이라는 생소한 무기에 적응하지 못한 채 '총알받이'로 소모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우리 국정원은 전날 보수적인 추정치라며 북한군 전사자가 최소 100여명에 이르고, 부상자는 1천여명으로 파악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군은 부랴부랴 감시 초소를 증설하는 등 드론 공격을 막아보려 애쓰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북한 병사들은 경험해보지 못한 무기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북한군이 물자 부족에도 시달리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정찰총국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최전선의 북한군 병사들이 휴대용 대전차 유탄발사기 탄약 부족으로 불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노려 우크라이나는 북한군을 향한 심리전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군 활동을 감시하는 친우크라이나 국제 시민단체 '인폼네이팜'은 이날 드론을 통해 전장에 전단이 살포되는 모습을 텔레그램에 공개했다.
공개된 전단에는 한글로 "이 전쟁은 당신의 전쟁이 아니다" "ㅇㅇ는 당신이 죽기를 바란다" 등의 문구가 적혔다.
두 팔을 벌리고 웃는 북한 병사의 양옆으로 태극기가 그려져 있고, 위에는 "오늘 항복하고 남조선에서의 내일을 맞이하라"고 적힌 전단도 있다.
또 다른 전단에는 북한 김정은의 얼굴과 러시아 국기를 팔에 단 군인의 모습과 함께 "당신은 돈으로 팔렸다"는 문구가 새겨졌다.
한편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최근 쿠르스크에 투입된 북한군 중 사상자가 "수백명"에 달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앞서 미 당국자들이 언급해온 최근 수치와 비슷한 것이다.
(연합뉴스 제공)
저작권자 ⓒ 프리덤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