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美대사 "계엄령에 놀라…한국 민주주의 회복력에 고무돼"

- 연합뉴스와 화상 인터뷰…"계엄령 해제시 안도감 느껴"
- 北도발 가능성에 "경계태세 유지, 어떤 상황도 준비"

이상윤 승인 2024.12.04 16:00 의견 0
연합뉴스와 화상인터뷰하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4일 연합뉴스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연합뉴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4일 "지난밤 발생한 사건들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싶다"면서도 "그와 동시에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으로부터 고무되고(encouraged) 있다"고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오전 연합뉴스와 화상 인터뷰에서 전날 밤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했다 해제된 비상계엄이 자신에게도 "놀라운 일"(came as a surprise)이었으며 "비상계엄 발표 직후 그 소식에 잠에서 깼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시간대별 상황

윤석열 대통령은 4일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새벽 4시 27분께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 담화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전날 오후 10시 25분께 같은 방식으로 계엄을 선포한 지 6시간만이다.

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는 비상계엄에 투입됐던 병력이 4일 오전 4시 22분부로 원소속 부대로 복귀했다고 밝혔다.연합뉴스


앞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국내 기간 뉴스 통신사인 연합뉴스의 질의에 보내온 답변에서 "미국은 이 발표(비상계엄 선포)를 사전에 통지받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골드버그 대사가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언론을 통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는 "저희는 계엄령이 해제됐을 때 안도감(relieved)을 느꼈다"면서 "미국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며, 한국 국민이 사안을 평화적, 민주적, 헌법적으로 해결할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직후 "직원들과 소통해 대사관 공동체와 미국 시민들이 (한국에서) 발생한 상황을 알 수 있도록 공지를 발송했다"면서 "워싱턴에 있는 동료들과도 긴밀히 협력했다"고 소개했다.

주한 미대사관 "한국대통령 계엄 선언 관련 경보" 발령.주한 미국대사관 웹사이트 캡처


미 대사관은 이날 영문 웹사이트 초기화면에 적색 배너 메뉴로 '경보'(Alert)를 발령하고 자국민과 비자 신청자 대상의 영사업무 일정을 모두 취소한다고 밝힌 상태다.

골드버그 대사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한국 정부와도 각급에서 접촉을 이어오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소통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대한민국과 그 국민의 굳건한 동맹국이며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민을 향한 우리의 동맹과 헌신은 변함없고 철통같다"고 역설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번 사태를 틈 탄 북한의 도발 가능성 및 미국의 준비 태세를 묻자 "우리는 언제나 경계 태세(on alert)를 유지하고 있으며 어떠한 상황(any scenario)에도 준비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밤부터 아침까지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인 폴 러캐머라 장군과 소통을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환영사하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연합뉴스


골드버그 대사는 향후 한국과 소통 방향과 관련, "한국의 민주적 절차(democratic practice)에 대한 우리의 헌신은 명확하다"면서 "이에 대한 지원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지난 2022년 7월 한국에 부임한 골드버그 대사는 미 국무부가 외교관에게 부여하는 최고위 직급인 '경력대사'로 미국의 정권교체와 맞물려 내년 1월 퇴임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제공)

저작권자 ⓒ 프리덤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