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평양에선] 北, 김정은 증조부 김형직 출생 129돌도 찬양 일색

- 김일성 29주기 이어 충성 유도…노래 '남산의 푸른 소나무' 부각

고철혁 승인 2023.07.10 20:32 의견 0

북한이 김일성 사망 29주기(8일)에 이어 김정은의 증조부인 김형직 출생 129돌(10일)을 기리고 있다.

이는 김정은 집권 정당성을 강화하고 김씨 일가 3대 세습 체제에 대한 충성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형직은 1894년 7월 10일 평안남도 대동군에서 태어났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2면 기사에서 김형직이 항일운동으로 투옥됐다가 출옥한 1918년에 지은 노래가 '남산의 푸른 소나무'라고 소개했다. 김형직은 광복 운동을 위해 고향인 평양 만경대를 떠나면서 이 시를 지었다고 한다. 여기서 남산은 우리 애국가 속 서울 남산이 아니라 만경대 남쪽에 있는 산을 가리킨다.

노동신문은 이 노래가 '김일성 민족, 김정일 조선'의 혁명 주제가라면서 "눈서리 이겨내고 사시장철 푸른 소나무를 노래한 것은 혁명에 있어 백절불굴의 절개를 드러낸 것"이라고 칭송했다.

또 신문은 김형직이 아들 김일성에게 원대한 포부를 가지라는 '지원'(志遠)의 뜻을 담아 물려줬다는 두 자루의 권총을 '혁명의 원천'으로 언급했다.

지난 2013년 김형직 '선생' 119주기 맞아 평양 만경대 묘지의 헌화 모습.연합뉴스


북한은 여기에서 대를 이어 혁명을 완수해야 한다는 지원의 사상, 총대 중시 사상을 도출하고 김정일의 선군사상, 핵무장 등을 옹호해왔다.

대남 라디오방송 '통일의 메아리'도 관련 보도에서 '남산의 푸른 소나무' 노래 3절 가사에 나타난 "대를 이어 싸워서도" 부분은 김정은이 제일 가슴을 울리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고 선전했다. 그러면서 이 노래는 김형직의 후손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계속 혁명사상의 시원"이라고 강조했다.

만주에서 활동하다가 32세에 숨진 김형직의 항일 투쟁 이력은 일각에서 인정받고 있다.

지난 8일 김일성 사망 29주기에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참배하는 북한 주민들.연합뉴스


그러나 북한이 김일성 가계 우상화를 위해 이를 과장했다는 것이 국내 학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런 가운데 김일성 사망 29주기(7월 8일)에 김정은이 금수산궁전에서 참배했다고 노동신문 등은 전했다. 그러나 관련 사진과 영상은 이례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그 배경에 궁금증을 낳고 있다.

한편 북한 국방성은 10일 대변인 담화에서 최근 미군 전략정찰기가 동해 영공을 수십㎞나 침범했다면서 격추 가능성을 위협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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