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양국 국기.(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치열한 관세전쟁을 90일간 멈추고, 상호 관세를 각각 115%포인트(p) 대폭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145% 관세를 30%로 낮췄으며,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125% 관세를 10%로 조정했다.

양국은 펜타닐 문제와 글로벌 무역 균형을 이유로 최소 관세를 유지하며 추가 협상을 이어간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제네바 협상 후 “양국은 디커플링을 원하지 않는다”며 “이번 합의는 1조2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 무역적자를 줄이고, 글로벌 경제에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허리펑 부총리는 “심도 있는 논의로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며 “양국은 협력을 확대해 상호 이익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중국 관세부과 현황

미국과 중국이 1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한 고위급 무역 협상을 통해 각각 상호관세를 11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양국은 오는 14일부터 90일간 인하된 관세를 적용하며, 비관세 장벽을 포함한 경제·통상 협상을 진행한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30% 관세를 유지하는데, 이 중 20%는 펜타닐 수출 규제 실패에 대한 중국의 책임을 묻는 관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과 3월 펜타닐 문제를 제기하며 각각 10%씩 총 20% 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 글로벌 상호관세 10%를 더해 30%가 적용된다.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10% 상호관세를 남겼다.

지난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34% 상호관세를 부과하며 전 세계 수입품에 10% 기본관세를 발표했다.

중국이 4일 34% 맞불 관세로 대응하자, 미국은 9일 84%, 10일 125%로 관세를 올렸다. 펜타닐 관련 20% 관세까지 더해 중국산 제품에 145% 관세가 적용됐다.

중국도 125% 맞불 관세로 대응하며 무역은 사실상 중단됐다.

2019년 만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연합뉴스)


이번 합의는 38일 만에 보복의 악순환을 끊었다.

중국은 비관세 조치(희토류 수출 통제 등) 해제를 검토 중이나, 구체적 내용은 미공개다.

중국 상무부는 “전략 광물 밀수 단속을 강화하고, 희토류 수출 통제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희토류 수출 허가가 쉬워질 수 있으나 완전 해제는 어렵다”고 전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는 “이번 합의는 글로벌 경제에 긍정적 신호”라며 “취약 경제에 희망을 준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전날 “중국과 친구처럼, 그러나 단호하게 협상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