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 답하는 이미자
가수 이미자가 지난달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전통가요 헌정 공연 '맥을 이음'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미자는 66년간 전통가요로 민족의 설움과 애수를 풀어내며 ‘엘레지의 여왕’으로 사랑받았다.
그는 17일 국내 기간 뉴스 통신사인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세밀한 감정의 곡을 부르며 음정 하나 실수도 스스로 용서할 수 없었다”고 밝히며, 고별 공연 결심을 전했다.
‘섬마을 선생님’과 ‘여자의 일생’은 가난과 이별의 복잡한 애수를 담아 격동의 현대사를 살아온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이미자는 “전통가요는 일제강점기, 6·25 전쟁, 배고픔의 설움이 노랫말에 얽힌 100년사”라며, 시대를 대변하는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26~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고별 공연 ‘맥을 이음’으로 66년 무대를 마무리한다.
이미자, 우아한 미소
가수 이미자가 지난달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전통가요 헌정 공연 '맥을 이음'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미자는 “작년 데뷔 65주년까지 콘서트를 하고 조용히 물러나려 했지만, 전통가요의 맥을 후배에게 잇는 기회가 왔다”고 밝혔다.
‘동백 아가씨’, ‘여자의 일생’ 등을 주현미, 조항조 등 후배 가수들과 함께 부르며 전통 계승을 다짐한다.
공연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이미자의 마지막 무대에 쏟아지는 대중의 관심을 증명했다.
그는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해 1964년 ‘동백 아가씨’로 전통가요 전설이 됐다.
이미자는 1965년 베트남전 파병 장병 위문 공연에서 “혈기 넘치는 장병들의 눈물”을 보며 기쁨과 슬픔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2002년 평양 공연에서는 ‘다시 만납시다’를 불러 북한 관객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2013년 독일에서는 파독 광부와 간호사를 위로했다.
그는 “한국 국민의 저력과 ‘빨리빨리’ 문화가 빠른 발전을 이끌었다”며, 전통가요에 담긴 애국적 정신을 강조했다.
2002년 평양 특별공연에서 노래하는 이미자.(사진=연합뉴스)
이미자는 “66년 한결같은 사랑을 준 팬과 관계자들의 은혜에 감사하다”며, 감동의 소회를 전했다.
그는 고별 공연 후 “건강을 챙기며 조용히 지내겠다”며, 팬들에게 실망 없는 삶을 약속했다.
이미자의 전통가요는 송가인, 임영웅 등 차세대 스타들로 이어지며 ‘제2의 붐’을 맞고 있다.
그는 “현대 트로트도 좋지만, 전통가요의 가치를 잊지 말아야 한다”며, 후배들이 K팝으로 세계를 누비길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