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북 정제유 공급 사실상 보고 중단…10개월째 미보고
- 지난해 北반입 정제유 16만8천배럴…상한선 33%에 불과
이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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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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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10개월째 국제사회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홈페이지 자료를 보면 지난달 4일 기준 2024년 대북 정제유 공급량은 16만8천679배럴이다.
이는 유엔 안보리가 2017년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를 통해 정한 북한의 정제유 수입 한도(연간 50만 배럴)의 33.7%에 불과한 양으로, 러시아가 대북 정제유 공급 보고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지난해 1월 1만5천279배럴의 정제유를 북한에 공급했다고 보고한 후에는 공급량을 신고하지 않고 있다.
북한에 정제유를 공급한 나라는 매달 30일까지 전달 공급량을 보고하도록 하고 있는데, 몇 개월씩 지연 보고하는 경우는 있지만 이처럼 장기간 보고를 하지 않는 건 이례적이다. 중국은 지난 8월까지의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신고한 상태다.
러시아가 대북 정제유 공급을 중단한 것도 아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지난해 5월 온라인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3월 한 달 동안에만 북한에 16만5천 배럴 이상의 정제유를 공급하는 등 이미 대북 정제유 공급량이 연간 한도인 50만 배럴을 넘겼다고 지적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러시아의 장기 미보고에 대해 "사실상 보고 중단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북한과 밀착하는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유엔 안보리에서 주도한 무기한 대북 제재는 뜯어고쳐야 한다"고 말하는 등 대북제재에 비판적 입장을 취해왔다.
대북제재 감시탑 역할을 했던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도 러시아가 임기 연장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지난해 4월 활동을 종료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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